문체부 추진 '통합전산망'과 기능 겹쳐 논란일 듯
윤철호 회장 "새롭게 수정된 출판표준계약서도 만들 것"

출판계 대표 단체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가 책 판매 부수를 확인할 수 있는 '저자 출판사 도서 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7월 1일부터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출판유통통합전산망(통전망)과 공유시스템의 기능이 유사해 저자 및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체부는 오는 9월 통전망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판문화협회 자체 통합전산망 만들었다…7월 1일 가동
윤철호 출협 회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서 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을 내달 1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내달에는 시범 참여사를 모집하고 8월부터 본격적으로 참여출판사를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도서판매정보 공유시스템은 책 판매량을 저자와 공유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에 흩어져 있는 판매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이들 서점의 단행본 매출은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윤 회장은 "현재는 단행본의 70% 수준을 확인할 수 있지만, 출판사들의 참여를 늘린다면 95% 정도까지 이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유시스템은 ▲ 출판사 판매정보 관리 ▲ 출판사별 저자 정보 관리 ▲ 출판사 저자 계정 발급, 저자별 일괄 정보 발송, 이메일을 통한 정보 발송 서비스 ▲ 저자 본인의 책 판매 정보 조회, 출판사별 정보 수신 등의 항목으로 구성됐다.

윤 회장은 "출판사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저자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협은 최근 작가들에 대한 출판사의 인세 누락 사건이 잇따르자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개발 기간은 한 달가량이 소요됐고, 예산은 1억 원 남짓이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능이 수년 전부터 문체부가 추진하던 통전망과 유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통전망은 도서 생산·유통·판매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이다.

예산만 약 60억 원이 투입됐고, 80개가 넘는 기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출협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통전망에 대해 "통전망을 강요하고 그에 순종하지 않는 출판인들에게 사업적 불이익을 주려는 행위는 용납하기 힘들다"며 반발해왔다.

윤 회장은 공유시스템의 기능이 통전망과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소비자들은 네이버에도 들어가고, 구글에도 들어간다.

우리도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우리의 시스템은 저자에게 판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개발한 것"이라며 "문체부의 통전망은 저자에 대한 판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게 아니라 최근 문제가 발생하니까 그런 기능이 들어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통전망과의 결합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윤 회장은 "저자와의 신뢰 회복을 어떻게 빠르게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통전망이 잘 된다면 굳이 우리가 이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나중에 통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출판표준계약서의 문제 제기된 내용을 전면 재검토해 수정된 출판표준계약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 2월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10종의 제·개정안을 확정해 고시했다.

이에 출협은 "사실상 표준계약서 사용 강제는 위법"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서울행정법원에 고시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출판문화협회 자체 통합전산망 만들었다…7월 1일 가동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