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배우려는 학생 많은데…가르칠 교사와 시간 태부족"
“학교에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교육을 제대로 받고 싶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담당 교사는 턱없이 부족하고 교육 과정도 부실하다는 현장 전문가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정웅열 한국정보교사연합회장(백신중 교사)은 30일 한국공학한림원과 AI미래포럼이 ‘2022 교육과정 개편, 한국의 미래 좌우한다’를 주제로 연 웨비나에서 “AI와 SW를 가르치는 정보교과 교사가 너무 부족해 아이들이 IT를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운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중학교는 학교당 정보교사가 0.5명, 고교는 1.2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별 학교별 편차도 커서 정보교사가 한 명도 없는 학교가 수두룩하고, 한 교사가 9개 학교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낙후된 지역일수록 정보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교육 기회의 격차가 결과의 격차, 나아가 불평등 확대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교육 시간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준기 외삼초 교사는 “초등학교 6년 통틀어 SW 의무교육 시간은 17시간에 그친다”며 “전체 교육 시간이 5896시간임을 고려하면 0.03%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초등학교 정보교과는 교과서마저 없다”며 “제대로 된 정보 교육, 융합 교육은 언감생심”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SW와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나 커졌는데 미래를 위한 교육 과정이 사실상 없다는 얘기”라며 “이대로면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했다.

SW·AI 교육 수요는 날로 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초·중·고교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51.4%가 정보교육을 더 받고 싶다고 답했다”며 “정보교육이 꿈과 진로에 직결된다고 한 응답도 25%나 됐다”고 했다.

SW 교육서비스기업 디랩의 맹원영 부사장은 “지방 학생에게 SW를 가르쳐주는 SW미래채움이란 사업이 있는데 경험자의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89.6점으로 나타났다”며 “그만큼 정보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 교사는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생은 학년마다 매주 최소 1시간, 1년에 34시간의 정보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유석 봉일천고 교사는 “정보교육의 내용도 탐구 중심으로, 과학적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방향으로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