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계추 할머니 4·3어버이상 상금 등 300만원 송당초에 기탁

제주4·3의 고난을 이겨낸 90대 어르신이 자녀의 모교에 발전기금을 기탁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제주4·3 고난 이겨낸 어르신, 자녀 모교에 발전기금
30일 제주 송당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 25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사무소에서 마을 주민 채계추(94·여) 할머니가 학교 발전기금 300만원을 기탁했다.

이 발전기금은 지난 16일 채 할머니가 4·3평화재단이 수여하는 제주4·3 어버이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금에 평소 한 푼 두 푼 저축해 둔 금액을 더한 것이다.

채 할머니의 자녀 7남매는 모두 송당초를 졸업했다.

채 할머니는 "살림살이가 어려워 교육에 신경 쓰지 못했음에도 자녀들이 모두 훌륭하게 성장한 데는 마을과 학교의 도움이 컸다"며 학교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홍용기 송당리장은 "채 할머니가 연로하심에도 평소 다양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지역사랑도 남달라 2019년에는 마을 복지기금으로 3천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채 할머니의 둘째 아들인 송당초 16회 졸업생 정태복씨는 32년 동안 항공교통관제사로 일하다 퇴직한 뒤 문화탐방사 자격을 취득하고 오름 매니저로 활동했으며, 김녕초에서 아동안전지킴이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대를 이은 지역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정씨는 다음 달 12일 후배들의 진로 탐색을 위한 재능기부 강의에도 나설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채 할머니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고, 아이들을 훌륭한 인재로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