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출전…도쿄서 메달 따면 병역 특례 혜택도
생일에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발탁…권창훈 "최고의 선물 받았다"
권창훈(27·수원 삼성)이 자신의 27번째 생일에 올림픽 대표팀 발탁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30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 드림홀에서 발표한 18명의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권창훈은 황의조(29·보르도), 김민재(25·베이징 궈안)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렸다.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에는 24세 이하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으나 팀마다 최대 3명까지는 나이 제한이 없는 와일드카드를 명단에 포함할 수 있다.

쟁쟁한 후보들이 모여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이 세 장의 카드 중 한 장의 주인공은 권창훈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해 3골 1도움을 올렸던 그는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생일을 맞은 권창훈은 경남 남해에서 수원의 전지 훈련에 참여하는 중에 기쁜 소식을 전해 듣고는 구단을 통해 "오늘이 스물일곱 번째 생일인데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와일드카드로 뽑힌 만큼 5년 전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경험을 최대한 살려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생일에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발탁…권창훈 "최고의 선물 받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서는 건 그 자체로도 영광이지만, 권창훈에게는 더욱 값진 기회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권창훈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혔으나 아킬레스건 부상 악재를 만나 출전이 불발됐다.

당시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회에 나선 손흥민(29·토트넘)과 황의조 등은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으나, 권창훈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그는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2020-2021시즌을 마무리한 뒤 유럽 생활을 접고 국내로 복귀, 지난달 고향 팀인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 후반기를 수원에서 보낸 뒤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군 복무를 이행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면서 마지막 희망이 생겼다.

사실 권창훈은 2020-2021시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부상까지 겹치며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는 공식전 15경기를 소화하며 1골을 넣은 게 전부였다.

하지만 이달 대한민국 A대표팀에 소집돼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조별리그 H조 3연전을 치렀고,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생일에 김학범호 와일드카드 발탁…권창훈 "최고의 선물 받았다"
이후 권창훈은 "나는 경기장에서 다 어필을 했다.

최선을 다했다.

감독님께서 판단하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김 감독의 선택을 잠잠히 기다렸는데, A매치 활약을 지켜본 김 감독은 그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병역이라거나 하는 건 개의치 않고 최고의 좋은 움직임을 보일 선수가 누군지에 초점을 맞췄다"며 "와일드카드는 우리의 취약한 포지션에 초점을 맞췄다.

황의조와 권창훈 등이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해 뽑았다.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창훈은 다음 달 2일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뒤 프랑스 등과 평가전을 치르고 17일 도쿄로 향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부상 없이 올림픽 본선에 나서 한국의 메달 획득을 위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는 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