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언론 "민간인 거주지 폭격으로 어린이 포함 사상자 발생" 이란과 이라크가 시리아-이라크 국경 지역의 친이란 민병대 주둔지를 공습한 미국을 비난했다.
이란 외무부의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전날 미국의 폭격을 언급하며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미국은 제재뿐만 아니라 중동 정책에서도 실패한 길을 계속 걷고 있다"면서 "이런 행동(공습)들은 지역의 안정을 깨뜨리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감정적인 행동으로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지역(중동) 사람들이 그들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정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란 언론들도 미국의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날을 세웠다.
국영 프레스TV는 시리아 관영 통신을 인용해 미국의 공습으로 알부카말에서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성인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중동 내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해석했다.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공습은 이라크 주권과 안보에 대한 명백한 침해 행위로 용납할 수 없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라크 영토가 다른 국가간 분쟁의 무대가 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폭격을 받은 이라크 내 친이란 민병대는 "이스라엘 정권과 외국 군대를 추방하기 위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방부는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미군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와 시리아 민병대에 대한 공습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공습은 민병대의 운영 및 무기 저장 시설로 활용 중인 시리아 2곳과 이라크 내 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국방부는 이들 민병대가 이라크 내 미군 기지와 인력에 드론 공격을 한 데 보복 차원에서 공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로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미군기 공습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민병대원 최소 5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앞서 올해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기지에 대한 이슬람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이 잇따랐다.
AFP 통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 1월부터 이라크 내 미국 시설에 대한 공격은 총 40차례 가까이 이어졌다고 집계했다.
미군 주도 연합군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움을 위해 2014년부터 이라크에 주둔 중이다.
이라크 정부는 2017년 말 IS와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했다.
이후 이라크 내 이슬람 시아파 세력은 미군 철수를 압박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