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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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의 링 위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주식형 액티브 ETF 8종목이 동시 상장되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 간 진검승부'에 관심이 쏠렸다. 액티브ETF는 기초지수를 단순 추종하는 패시브ETF와 달리 각 운용사의 투자 전략에 따라 성적이 갈린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운용사들은 ETF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날 한시에 출격한 액티브ETF 8개 중 이달 25일까지 한달 수익률이 가장 좋은 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미래차 액티브다. 이 기간 10.38% 올랐다. 동시 상장한 액티브ETF 중 비슷하게 전기차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는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택티브(8.61%),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8.43%) 등을 앞질렀다.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분야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다. 최근 한달간 수익률은 TIGER 글로벌BBIG액티브가 7.8%로 타임폴리오 BBIG액티브의 수익률(5.15%)를 제쳤다.

여의도에서는 액티브ETF와 패시브ETF 간 승부 결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지수 수익률 플러스 알파'를 목표로 하는 액티브ETF가 패시브ETF는 물론 코스피 상승률에 뒤처지는 '굴욕'을 맛봤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이달 25일까지 한달간 4.15% 올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월 상장한 TIGER Fn신재생에너지(10.83%) 수익률의 절반에 못 미쳤다. 두 종목은 각각 액티브, 패시브ETF다. 각각 에프앤가이드의 K-신재생에너지 플러스 지수, 신재생에너지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았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5.04%였다.

원전과 수소가 결정적으로 운명을 갈랐다. 25일 기준 TIGER Fn신재생에너지 구성종목 중 비중이 제일 큰 건 두산중공업과 두산퓨얼셀이다. 각각 10.53%, 10.47%를 차지한다. 두 종목은 이 기간 68.4%, 21.1% 올랐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도 두 종목을 담고 있지만 비중이 각 1%에 못 미친다.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씨에스윈드(8.18%)인데 이 기간 4.1% 오르는 데 그쳤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한화솔루션은 2.1% 상승했다.

BBIG에서는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의 수익률이 7.8%로 자사의 BBIG 패시브ETF인 TIGER KRX BBIG K-뉴딜 ETF(6.04%)와 타임폴리오의 BBIG액티브(5.15%)를 앞질렀다. 기초지수가 운명을 갈랐다. TIGER 글로벌 BBIG 액티브는 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반면, 나머지 두 상품은 KRX BBIG K-뉴딜지수를 따른다.

다만 진정한 성적표는 연말께 확인 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액티브ETF는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가 0.7 미만인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상장폐지된다"며 "기초지수와의 상관계수를 유지하면서 지수 성과를 웃도는 성적을 내는지 보려면 최소 6개월 이상 운용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액티브ETF에 돈이 몰려들면서 신영자산운용 등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액티브ETF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달간 액티브ETF 8종의 거래대금은 3086억2400만원에 달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