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주민 "화목했던 옆집 가족, 젊은 부부도…하루 아침에 사라져"
가족들 "수색 완전히 끝날 때까지 희망의 끈 놓지 않을 것"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에서 6년간 살던 40세 여성 카산드라는 24일(현지시간) 오전 1시 30분께 언니와의 통화에서 "건물이 흔들린다"고 말한 직후 연락이 끊겼다.
통화가 끊어진 지 약 30분 후 이 아파트의 일부가 갑작스레 무너진 것이었다.
폰트는 카산드라가 평소 밝은 성격에 사진찍기를 좋아했다면서 "동생이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붙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망을 잃게 된다"고 미 뉴욕타임스(NYT)에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플로리다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참사로 25일 오후 기준 4명이 사망하고 159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이들의 사연도 하나둘 알려지고 있다.
이 아파트에서 20년간 살았던 62세 남성 트렙토는 같은 층에 살던 이웃들이 한순간에 실종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802호에는 두 딸과 화목하게 생활하던 가족이, 801호엔 아들의 야구팀 코치였던 남성, 804호에는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지만 사고 후 이들의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된 것이다.
트렙토는 "나는 그들과 모두 알고 지냈다"면서 붕괴 당시 잠에서 깨 현관문을 열어보니 아파트 복도와 이들의 집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외지에서 플로리다를 찾아 이 아파트를 잠깐 찾았던 외국인들의 사연도 전해졌다.
남미 콜롬비아에서 아내와 14살 딸을 데리고 이곳을 찾은 변호사 루이스 바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고국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친구가 살던 이 아파트에 잠깐 머물렀다가 사고 발생 후 실종됐다.
바스의 동생 세르히오는 이들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일찍 마이애미에 간 것이었다면서 "아주 작더라도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
당국이 수색을 완전히 끝낸다고 하기 전까지는 희망을 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해변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들뜬 채 이 아파트에 입실했던 아르헨티나 출신 남성 두 명과 6살 딸의 소식도 알려졌다.
또 파라과이 대통령의 부인인 실바나 로페즈 모레이라의 친척 보모로 일하던 23세 여성도 생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나와 이 아파트에 묵었다가 실종 명단에 올랐다.
NYT는 실종자의 가족들이 수색 소식을 듣기 위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1명으로, 잔해 더미 속에서 "나를 두고 가지 말라"고 외쳐 극적으로 구조된 15세 소년의 어머니인 스테이시 팽(43)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