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음악으로 상처 치유" 22년째 보육원 오케스트라 이끈 백주연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부산 가덕도 유일 보육원 소양무지개동산서 바이올린 지도
"제자들이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때 가장 뿌듯"
"음악으로 아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힘을 얻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
부산 가덕도 깊숙이 산골짜기를 따라 들어가면 섬 내 유일한 보육원인 소양무지개동산이 나온다.
50여명의 아이들이 머무는 이곳은 다른 보육원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합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1명당 1개의 악기를 배우도록 보육원에서 장려한 덕이다.
올해로 창단 22년째를 맞은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가 그동안 활발히 활동해온 데는 백주연(51)씨 공이 컸다.
백씨는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 창단 해인 1999년부터 바이올린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시 부산 동래구에 살던 백씨는 '가덕도에 있는 보육원에 봉사하러 가자'는 지인 제안에 따라 소양무지개동산을 처음 방문했다.
다리가 건설되지 않았던 때라 백씨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간신히 보육원에 도착했다.
이후 진행된 바이올린 수업에서 마주한 아이들의 선한 웃음과 모습을 백씨는 잊지 못한다.
백씨는 "거리가 너무 멀어 딱 한 번만 가겠다고 했지만, 아이들이 계속 생각나 가르치는 일을 이어갔다"며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어느새 22년째"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오가는 길이 험난했지만, 아이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행복하고 뿌듯해 그만둘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매주 가덕도를 오가는 6시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이후 백씨는 아이들과 함께 국내외에 있는 복지관 등 사회기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 있다.
물론 22년 봉사기간 힘들 때도 종종 있었다.
특히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이 더 악기를 배우기 싫어할 때면 난감하기도 하다.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3∼4시간 이어지는 연습을 힘들어하는 것이다.
백씨는 "말도 하지 않는 아이를 어르고 타이르며 가르치기도 했다"며 "평생 연주할 수 있는 악기 1개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백씨는 자신에게 배운 아이들이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때를 꼽았다.
특히 현재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첫 제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제자는 이후 바이올린을 전공으로 택했고, 성인이 된 뒤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백씨는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보육원 원장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지휘할 사람이 없어 곤란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첫 제자가 자신이 지휘를 맡겠다며 나섰고, 이후 아이들을 위해 온갖 악기를 배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또 다른 제자 역시 은혜를 베풀고 싶다며 해외에 나가 악기 연주 등 재능을 활용한 봉사를 했다"며 "선행이 단순히 아이들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순환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아이들을 못 본 지도 벌써 1년이 넘었다.
매주 보던 아이들을 만날 수 없자 백씨 마음 한쪽이 시려온다.
백씨는 "매주 아이들을 만나는 게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볼 수 없어 아쉽다"며 "어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봉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처받은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얻고 치료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약 없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자들이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때 가장 뿌듯"
![[#나눔동행] "음악으로 상처 치유" 22년째 보육원 오케스트라 이끈 백주연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AKR20210625067500051_01_i_P4.jpg)
"
부산 가덕도 깊숙이 산골짜기를 따라 들어가면 섬 내 유일한 보육원인 소양무지개동산이 나온다.
50여명의 아이들이 머무는 이곳은 다른 보육원과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이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합주하는 오케스트라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1명당 1개의 악기를 배우도록 보육원에서 장려한 덕이다.
올해로 창단 22년째를 맞은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가 그동안 활발히 활동해온 데는 백주연(51)씨 공이 컸다.
백씨는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 창단 해인 1999년부터 바이올린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눔동행] "음악으로 상처 치유" 22년째 보육원 오케스트라 이끈 백주연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AKR20210625067500051_05_i_P4.jpg)
다리가 건설되지 않았던 때라 백씨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간신히 보육원에 도착했다.
이후 진행된 바이올린 수업에서 마주한 아이들의 선한 웃음과 모습을 백씨는 잊지 못한다.
백씨는 "거리가 너무 멀어 딱 한 번만 가겠다고 했지만, 아이들이 계속 생각나 가르치는 일을 이어갔다"며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어느새 22년째"라고 말했다.
그는 "비록 오가는 길이 험난했지만, 아이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행복하고 뿌듯해 그만둘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매주 가덕도를 오가는 6시간의 여정이 시작됐다.
이후 백씨는 아이들과 함께 국내외에 있는 복지관 등 사회기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해 아이들과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 있다.
![[#나눔동행] "음악으로 상처 치유" 22년째 보육원 오케스트라 이끈 백주연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AKR20210625067500051_06_i_P4.jpg)
특히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이 더 악기를 배우기 싫어할 때면 난감하기도 하다.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3∼4시간 이어지는 연습을 힘들어하는 것이다.
백씨는 "말도 하지 않는 아이를 어르고 타이르며 가르치기도 했다"며 "평생 연주할 수 있는 악기 1개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일까.
백씨는 자신에게 배운 아이들이 또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때를 꼽았다.
특히 현재 소양무지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첫 제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제자는 이후 바이올린을 전공으로 택했고, 성인이 된 뒤 다시 보육원으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백씨는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보육원 원장 선생님이 돌아가신 뒤 지휘할 사람이 없어 곤란한 적이 있다"며 "그런데 첫 제자가 자신이 지휘를 맡겠다며 나섰고, 이후 아이들을 위해 온갖 악기를 배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올린을 전공한 또 다른 제자 역시 은혜를 베풀고 싶다며 해외에 나가 악기 연주 등 재능을 활용한 봉사를 했다"며 "선행이 단순히 아이들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순환으로 이어져 뿌듯하다"고 말했다.
![[#나눔동행] "음악으로 상처 치유" 22년째 보육원 오케스트라 이끈 백주연씨](https://img.hankyung.com/photo/202106/AKR20210625067500051_07_i_P4.jpg)
매주 보던 아이들을 만날 수 없자 백씨 마음 한쪽이 시려온다.
백씨는 "매주 아이들을 만나는 게 삶의 원동력이었는데 볼 수 없어 아쉽다"며 "어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힘닿는 데까지 봉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처받은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희망을 얻고 치료했으면 좋겠다"며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약 없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