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군은 '인프라 부족' 이유로 카드 대신 상품권 사용
업주가 사용처 신청해야, 적극 홍보 부족…"개선 노력하겠다"
'아동급식카드' 경남 지자체별 사용처 편차 극심
결식 우려 아동의 한 끼를 책임지는 아동급식카드 사용처 수가 지자체별로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남에서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아동은 1만7천여명이다.

경남지역 급식카드 사용처는 총 4천640곳으로, 인구 100만 도시인 창원에 1천437곳이 몰려있다.

이밖에 김해시 824곳, 진주시 570곳, 양산시 407곳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도시에 많다.

규모가 작은 군 단위 지자체로 갈수록 사용처 수는 현저히 줄었다.

하동군 53곳, 산청군 60곳, 창녕군 82곳, 거창군 86곳, 남해군 95곳 등 대부분 군 단위 지자체가 100곳에 못 미쳤다.

의령·함안·함양·합천 등 4개 군은 아예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상품권을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성군은 군 단위지만 사용처가 179곳으로 비교적 많았다.

급식카드는 음식점, 편의점, 농협마트, 일반 마트, 지역아동센터, 반찬가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경남에 등록된 사용처의 절반 이상은 편의점이다.

접근성이 좋은데다 6천원 남짓인 카드 한도로는 일반 음식점에서 메뉴를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아동들은 편의점을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동군은 편의점 사용처가 단 1곳도 없고, 산청군도 2곳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지자체들은 비교적 사용처 수와 종류가 적은 상황에 대해 "도시 규모가 작아서 외식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일부 읍·면에서는 급식카드 대신 상품권을 지급하기 때문에 부족해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상품권만 지급하는 4개 군 역시 도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역사랑 상품권이나 농협 상품권을 지급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지원하는 합천군은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사용처가 적기 때문에 면 단위마다 있는 농협 상품권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지역사랑 상품권을 지급하는 의령군은 "지역 내에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가 많기 때문에 아동들이 상품권을 사용하는 데 큰 무리는 없다"면서도 "올해 내로 급식카드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품권은 급식카드와 달리 거스름돈 관리가 어렵고 식품 외 다른 물품을 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대다수 지자체가 급식카드로 전환해왔다.

'아동급식카드' 경남 지자체별 사용처 편차 극심
한편 지역마다 급식카드 사용처 수 편차가 큰 상황은 점주가 등록 신청을 해야 하는 절차상 복잡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용처 등록을 자발적인 신청에 맡기기 때문에 점주가 관련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면 등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산청군 관계자는 "사용처를 모집할 때 포스터 제작 등 직접적인 홍보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최근 5천원 선이던 사용 단가를 6천원으로 인상하는 등 결식 우려 아동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내 모든 음식점을 사용처로 등록한 서울시나 최근 사용처 수를 13배 확대한 부산시 등에 비해 인프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남도는 결식 우려 아동이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없도록 관련 사업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관계자는 "카드를 사용하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보완점을 조사하는 등 관련 내용을 파악해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