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한 구조…휴대전화 반납해 신고도 어려워"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돼야"(종합)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24일 "늘 위험한 곳에서 불안해하며 일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노동자 중심의 물류센터를 만들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화재에 시민들이 '쿠팡 탈퇴'로 답한 이유는 로켓·새벽배송의 편리함이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라며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 측에 전환 배치된 노동자들의 적응을 비롯한 실질적인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과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전국 물류센터 안전 점검·훈련 시행 등을 촉구했다.

회견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화재 초기 쿠팡 측의 대피 지연 의혹을 제기한 물류센터 노동자 A씨가 참석해 "(청원) 글을 올렸던 이유는 쿠팡물류센터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안전 불감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화재 현장에서 순직하신 소방관님의 명복을 빈다"며 "쿠팡은 거짓말로 반박하기를 멈추고, 경찰 조사에서 진상 규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진보당이 쿠팡 앞에서 연 '쿠팡 노동자 현장 실태 폭로' 기자회견에는 화재가 발생한 덕평물류센터에서 일한 노동자들이 참석해 이번 화재가 "노동자의 안전과 기본권을 무시한 탓에 벌어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수년 전 이곳에서 일했다는 30대 노동자 이모씨는 "센터 내 관리자가 적어 대피 시 노동자들을 인솔하기 어렵고, 화재에 취약한 구조"라며 "보안을 이유로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해 긴급 상황에 신고하거나 상황을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돼야"(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