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올 하반기 최대 35조원에 달하는 ‘슈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재난지원금과 신용카드 캐시백(환급), 소상공인 피해 지원, 코로나19 백신 구입, 고용·민생 안정 지원 등이 주된 사용처다. 민주당이 전 국민 지급을 공언했던 재난지원금은 고소득층을 빼고 선별 지원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22일 국회에서 “대략적인 추경 규모는 33조원에서 35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치인 30조원을 훌쩍 넘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3차 추경(35조원)과 맞먹는 액수다. 재원은 국채 발행 없이 올해 초과로 걷힌 세수 등 세계잉여금을 활용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초과 세수는 약 33조원에 달한다.

박 의장은 “추경 중 일부는 국가채무 상환에 쓰기로 기재부와 합의했다”며 “가용 자원은 국비와 지방교부금 등을 합해 33조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추경에는 재난지원금, 신용카드 캐시백, 소상공인 피해 지원 등 ‘3종 패키지’는 물론 코로나19 백신 추가 구입 비용, 청년 희망사다리 등 취약계층 고용 안정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관련 예산도 들어간다.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모든 국민에게 1인당 30만원 등 똑같은 액수를 지원하는 ‘보편 지원’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로 한정하자며 맞서고 있다.

여당 안팎에서는 신용카드 캐시백 지원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착안해 소득 하위 80~90% 수준에서 선별 지급하는 절충안이 도출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신용카드 캐시백은 3분기 카드 사용액이 2분기보다 많으면 증가분의 10%(최대 30만원)를 현금이나 포인트 등으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박 의장은 “다음달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지원은 8월부터, 재난지원금은 8월 말에서 9월 초께 지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