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경주 천관사지 도난사건 이후 개선방안 마련
역사 고도 내 '사적' 관리 강화…CCTV 설치·유물 목록화
역사가 오래돼 고도(古都)로 지정된 경주·공주·부여·익산에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관리가 강화된다.

문화재청은 최근 사적 '경주 천관사지'에서 발생한 통일신라시대 석등 유물 도난사건을 계기로 고도 내 사적 112곳 중 체계적 관리가 어려운 44곳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진행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22일 밝혔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은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선사시대 유적, 정치·국방 유적, 교통·주거생활 유적, 교육·의료·종교 유적 등을 뜻한다.

경비인력이 상주하기 어려운 '경주 망덕사지' 등 27곳에는 2023년까지 25억 원을 투입해 첨단 방재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지자체 통합 관제센터에 문화재 관리 전용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정비가 완료된 '부여 관북리 유적' 등 19곳에서는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도난 예방을 위해 유물 목록화 작업을 추진한다.

'경주 보문동 사지' 등 7곳을 대상으로는 2023년까지 31억 원을 들여 노출된 유구를 실측 조사하고, 유구보관소를 설치해 유구를 옮기기로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도에서도 관리가 어려운 사적 44곳의 사유지 매입비가 올해 80억 원 수준인데, 매년 예산을 10%씩 증액해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위험성이 있는 일부 사적은 정비 계획을 수립해 체계적 보존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도뿐만 아니라 전국의 사적에 대한 실태 점검도 추진해 개선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