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전력적 신규 사업 없는데 수익사업본부?"
관광공사 "명확한 사업부별 책임제 위해 필요"

창립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제주관광공사의 경영진단 용역 결과가 제주도의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관광공사 1본부→2본부 조직계편안 도의회 도마 위에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17일 제396회 정례회 2차 회의를 열어 '제주관광공사 지속가능 경영기반 마련을 위한 경영진단 용역' 결과에 대해 보고받았다.

이날 도의원들은 용역 결과를 통해 제시된 조직개편안과 경영개선안이 공사 경영 위기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보였다.

박호형 의원은 "지난해 10월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 인사청문회 당시 공사 조직의 슬림화, 경영정상화 종합계획, 공사 재무건전성 확충 및 경영개선을 위한 혁신안을 마련해야 하고 경영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 용역이 진행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용역 보고서를 보면 지금 이 시기에 왜 1본부에서 2본부로 가야 하느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2019년 시내면세점 실패로 면세점 하나가 축소돼 지정면세점 하나밖에 없는데도 수익사업본부를 신설해 조직을 새로 만들어야 하느냐"고 따졌다.

제주관광공사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에 의뢰해 진행한 '지속 가능 경영기반 마련을 위한 경영진단 용역 최종보고서'는 현재 1본부 5처 1센터 14팀 공사 조직구조를 2본부(관광진흥본부, 수익사업본부) 9실, 4팀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1본부→2본부 조직계편안 도의회 도마 위에
이외에도 실 단위 사업수행 방식을 PM(Project Manager, 사업책임자)제 기반으로 전환해 조직기능을 개선하고 면세업에서 성과책임을 강화하는 개선안 등이 포함됐다.

박원철 의원은 "수익사업본부를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전략적인 신규 사업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미 실패한 면세사업을 위해 2본부 체제를 하겠다고 한다면 또다시 도민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안창남 의원은 "예를 들어 관광공사가 돌문화공원을 인수해서 운영할 수도 있다.

1천500억원 이상 들어간 이 사업을 공사가 현물출자 받아 수익을 내는 등 다양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용역에 이러한 고민이 전혀 제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은숙 제주관광공사 사장은 "이번 경영진단 목적은 관광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며 "지난 13년간 본부장의 업무 영역 범위가 과다했기 때문에 사업부별로 명확한 책임과 권한을 주고 성과에 따른 책임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2본부 체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제주관광공사 사업은 공익 목적의 관광진흥 사업과 수익사업 등 이질적인 2가지 사업이 존재한다"며 "한 명의 본부장이 이질적인 사업을 총괄하기에는 문제가 있고, 과거의 실패사례가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사업부별 책임제를 둬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익사업은 신중한 검토와 명확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한 뒤 진행하겠다"며 "책임을 갖고 경영에 임하겠고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공사는 이사회와 제주도의 승인을 거쳐 조직개편을 오는 25일 창립기념일 이전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