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건물 붕괴참사 나흘째, 걸음마다 명복 기원하는 추모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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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청 합동분향소 찾은 시민 "안타깝다…남의 비극 아냐"
지팡이에 온몸을 기댄 노인의 주름진 손에는 하얀 국화 송이가 들렸다.
앳된 추모객이 환한 미소를 머금은 이들의 영정 앞에서 허리를 숙이자 충혈된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12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을 맞이했다.
참사 나흘째이자 합동분향소 설치 사흘째인 이날도 오랜 우정을 나눈 친지, 비극에 아파하는 시민이 추모 발길을 잇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이날 정오까지 1천757명에 이르렀다.
북구 두암동에 거주하는 김모(73) 할아버지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눈가를 찌푸렸다.
그는 약 3㎞ 떨어진 집에서 합동분향소까지 오는 동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으로 4천100여 걸음을 옮겨 참사 희생자를 추모했다.
연인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 이모(40) 씨도 허망하게 떠난 아홉 영혼을 기렸다.
이씨는 "사고 현장이 여자친구가 자주 지나는 길이라서 남의 비극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합동분향소는 참사 유가족이 원하는 때까지 운영된다.
참사로 인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는 부검이 마무리되면서 희생자들은 이날부터 영면에 들어갔다.
광주 장례식장에 분산된 희생자들의 빈소에서는 망자를 묘지로 떠나보내는 발인식이 이른 오전부터 이어졌다.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의 상여 행렬은 오는 18일 초·중 모교를 거쳐 재학 중인 학교를 찾아 '마지막 등교'를 한다.
경찰·소방 통제선이 둘러쳐진 참사 현장은 이날도 천막으로 세운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운영됐다.
현황판이나 붕괴물 잔해에 눈길을 두는 행인만이 이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참사는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께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통째로 매몰됐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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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추모객이 환한 미소를 머금은 이들의 영정 앞에서 허리를 숙이자 충혈된 눈에서는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내렸다.
12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건물 붕괴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을 맞이했다.
참사 나흘째이자 합동분향소 설치 사흘째인 이날도 오랜 우정을 나눈 친지, 비극에 아파하는 시민이 추모 발길을 잇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도 합동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이날 정오까지 1천757명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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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약 3㎞ 떨어진 집에서 합동분향소까지 오는 동안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으로 4천100여 걸음을 옮겨 참사 희생자를 추모했다.
연인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 이모(40) 씨도 허망하게 떠난 아홉 영혼을 기렸다.
이씨는 "사고 현장이 여자친구가 자주 지나는 길이라서 남의 비극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합동분향소는 참사 유가족이 원하는 때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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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장례식장에 분산된 희생자들의 빈소에서는 망자를 묘지로 떠나보내는 발인식이 이른 오전부터 이어졌다.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고등학생의 상여 행렬은 오는 18일 초·중 모교를 거쳐 재학 중인 학교를 찾아 '마지막 등교'를 한다.
경찰·소방 통제선이 둘러쳐진 참사 현장은 이날도 천막으로 세운 사고수습대책본부가 운영됐다.
현황판이나 붕괴물 잔해에 눈길을 두는 행인만이 이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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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잔해에 통째로 매몰됐다.
짓눌린 버스 안에 갇힌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