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리더' 택한 보수發 변혁…새 정치질서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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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넘어 정치주류 교체 가능성까지 대두
정권교체 절박함 반영…파급력 제한적 해석도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의 등장이 정치권의 변혁을 견인할 수 있을까.
36세인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오르자 정치권은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른바 주류 교체론이다.
광복 후 사회 주도세력이 처음 바뀐 것은 1961년 5·16 군부 쿠데타였다.
당시 40대의 육군 소장 박정희는 김종필 등 30대 후배 군 엘리트들과 함께 무력으로 조선말 출생세대 중심의 구질서를 무너트렸다.
1960년대 말 야당의 김영삼이 불을 붙인 '40대 기수론'은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립정권으로까지 이어지는 3김 시대의 시발점이 됐다.
이어 2002년 노무현의 대선승리는 40년 3김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현재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인 86세대가 사회 주류가 되는 데 기여했다.
86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지만 산업화의 과실을 누리면서 박정희 권위주의 시대의 막내로서 2030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1일 통화에서 "세대의 문제로 보면 재건축이 시작된 것"이라며 "86의 몰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준석 열풍'의 근간에는 이처럼 독재를 경험했으면서도 권위와 기득권에 집착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 폭등과 일자리 감소, 교육 격차 심화 등에 분노한 이들의 표심은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고 헌정사 첫 30대 당수 이준석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격변이 권위적인 보수진영 내부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간 보수진영은 진보에 항상 몇 발 늦은 변화로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 시절, 쇄신파였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이 있었지만, 당의 근본적인 면모와 체질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혁과 세대 감수성이 떨어지는 보수 진영에서 30대 당대표를 배출한 만큼 그 파괴력은 정치권 전체를 흔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친이·친박 같은 계파 정치를 청산하는 것을 넘어서서 여당의 변화까지 압박함으로써 정치 변혁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86 중심의 민주당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세대는 물론 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에는 이준석 바람이 과거 김영삼의 40대 기수론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보수의 전략적 투표 결과일 뿐 근본적인 시대교체의 변화 동인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치러진 당대표 경선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보수 진영의 당심·민심이 전략적 판단을 한 결과"라며 "주류 교체의 신호탄이라고까지 해석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4·7 재보선에 이어 다시금 확인된 변화의 욕구만큼은 정치권이 제대로 받아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선을 향해 뛰는 잠룡들이 50∼70대이긴 하지만, 정치를 개혁하라는 민심의 요구를 외면하면 정치권의 '구태'로 낙인찍혀 주류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젊은 인물이 아니더라도 시대 정신을 읽는 대권 후보가 2030의 어젠다를 주도하면 더디게나마 정치 변혁을 이끌 수 있다는 관점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과거의 이념 대결에서 벗어나 민생과 밀접한 2030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정권교체 절박함 반영…파급력 제한적 해석도 헌정사상 첫 30대 당수의 등장이 정치권의 변혁을 견인할 수 있을까.
36세인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 자리에 오르자 정치권은 단순한 세대교체 이상의 의미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른바 주류 교체론이다.
광복 후 사회 주도세력이 처음 바뀐 것은 1961년 5·16 군부 쿠데타였다.
당시 40대의 육군 소장 박정희는 김종필 등 30대 후배 군 엘리트들과 함께 무력으로 조선말 출생세대 중심의 구질서를 무너트렸다.
1960년대 말 야당의 김영삼이 불을 붙인 '40대 기수론'은 1997년 김대중-김종필(DJP) 연립정권으로까지 이어지는 3김 시대의 시발점이 됐다.
이어 2002년 노무현의 대선승리는 40년 3김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현재 50대 중반에서 60대 초반인 86세대가 사회 주류가 되는 데 기여했다.
86세대는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지만 산업화의 과실을 누리면서 박정희 권위주의 시대의 막내로서 2030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11일 통화에서 "세대의 문제로 보면 재건축이 시작된 것"이라며 "86의 몰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준석 열풍'의 근간에는 이처럼 독재를 경험했으면서도 권위와 기득권에 집착하는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 폭등과 일자리 감소, 교육 격차 심화 등에 분노한 이들의 표심은 4·7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두고 헌정사 첫 30대 당수 이준석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격변이 권위적인 보수진영 내부에서 일어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간 보수진영은 진보에 항상 몇 발 늦은 변화로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아 왔다.
한나라당 시절, 쇄신파였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이 있었지만, 당의 근본적인 면모와 체질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혁과 세대 감수성이 떨어지는 보수 진영에서 30대 당대표를 배출한 만큼 그 파괴력은 정치권 전체를 흔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친이·친박 같은 계파 정치를 청산하는 것을 넘어서서 여당의 변화까지 압박함으로써 정치 변혁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86 중심의 민주당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라며 "세대는 물론 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에는 이준석 바람이 과거 김영삼의 40대 기수론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보수의 전략적 투표 결과일 뿐 근본적인 시대교체의 변화 동인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치러진 당대표 경선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보수 진영의 당심·민심이 전략적 판단을 한 결과"라며 "주류 교체의 신호탄이라고까지 해석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4·7 재보선에 이어 다시금 확인된 변화의 욕구만큼은 정치권이 제대로 받아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선을 향해 뛰는 잠룡들이 50∼70대이긴 하지만, 정치를 개혁하라는 민심의 요구를 외면하면 정치권의 '구태'로 낙인찍혀 주류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젊은 인물이 아니더라도 시대 정신을 읽는 대권 후보가 2030의 어젠다를 주도하면 더디게나마 정치 변혁을 이끌 수 있다는 관점이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과거의 이념 대결에서 벗어나 민생과 밀접한 2030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