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성과 자찬…보수단체 "현 교육감 3선 도전과 상관있는지 밝혀야"
선거 1년 남았는데…경남 교육계 '아이톡톡' 두고 벌써 신경전
경남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해 올해 보급한 원격수업 지원 플랫폼 '아이톡톡'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개발 성과를 자찬하는 한편 보수 성향 시민단체 측에서는 아이톡톡을 평가절하하며 관련 정책 추진이 박종훈 교육감의 3선 도전과 상관있는 것 아니냐며 견제하고 나섰다.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10개 단체는 9일 도교육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톡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단체들은 "비대면 화상수업 시스템에는 외국 플랫폼인 줌과, 교육부에서 개발한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 도교육청의 아이톡톡이 있다"며 "도교육청에서는 선생님의 87%가 아이톡톡을 사용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작 선생님들의 반응은 다르다"며 "경남교사노조 321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이톡톡이 불편하고 문제가 많다'거나 '도교육청 강압과 학교 관리자 의도에 의해 아이톡톡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톡톡 개발에 드는 예산이 60억∼7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하고, 앞으로 유지 예산도 매년 20억∼30억원은 될 것이라고 한다"며 "(교육부에서 개발한 e학습터가 있는 상황에서) 도교육청은 왜 중복투자로 이렇게 많은 혈세를 낭비하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이렇게 무리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3선 도전과 상관이 있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 정책 추진에 진정성을 보여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보수 성향으로, 특히 학교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상임대표는 내년 교육감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 맡고 있다.

이들의 이번 회견으로 교육감 선거를 1년 남짓 남겨둔 가운데 벌써 날 선 신경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내년 선거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박종훈 교육감의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가 아이톡톡이어서다.

이날 기자회견도 도교육청이 최근 도내 일선 학교에서 다른 플랫폼보다 아이톡톡 사용률이 가장 높다며 성과를 자평한 직후 이뤄졌다.

게다가 재선 직후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힌 박 교육감이 최근에는 아이톡톡을 통해 3선 출마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박 교육감은 아이톡톡을 수 년 내 교육현장에 안착시키는 성과를 지켜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공식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달 말에는 박 교육감의 재선 3년차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어 박 교육감이 출마 여부에 대해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