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개전 가능성 찾기 어려워…추가 피해 우려" 항소 기각
성범죄 수사·재판 아랑곳않고 또 범행한 20대 징역 6년6월
성범죄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여러 여성의 몰래 신체를 촬영하고 추행하는 등 지속해서 성범죄를 반복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9일 A(22)씨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선고공판에서 A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6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5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평소 알고 지내던 10∼20대 여성들이 잠이 든 틈 등을 이용해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

잠이 들어 항거불능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성 착취물을 제작해 다른 사람에게 제공했으며, '켈리' 신모(33)씨로부터 성 착취물 3천여 개를 사들여 소지하기도 했다.

A씨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에도 일부 범행을 저질렀다.

음란물 유포죄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중에도 과거 성범죄를 저질렀던 피해자를 상대로 다시 범행을 저질렀고,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지 5개월도 지나지 않아 또 범행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반복해온 경위와 범행 내용에 비추어보면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개전의 가능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실형을 내렸다.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A씨의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도 "피해자들이 큰 성적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피해를 복구하지 못했다"며 "타인에게 제공한 촬영물로 인해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촬영한 영상만으로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으로 단정하기 어려워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도 "영상에서 아동·청소년이라고 명백히 인식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범죄 성립에 영향은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