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 흔들리면 국민 갈 곳 잃고, 대한민국 상처로 남을 것" 제주도의회도 도민 우선 접종 건의한 채택
관광지인 제주에서 여름 휴가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방안이 거론돼 귀추가 주목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9일 제주도청에서 건의문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의 집단면역 수준인 도민 70%·49만 명 분량을 본격적인 여름휴가가 시작되기 전에 우선 배정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지금 제주 관광객 규모는 코로나 사태 이전 규모를 회복했고, 휴가철을 맞아 그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제주도는 전례 없이 감염자가 적었지만, 여행객들이 늘면서 지역감염으로 확산하고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연일 두 자릿수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우리 국민 전체의 공간이기에 청정 제주의 방역이 흔들리면 심신이 지친 국민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며 "제주의 방역 위기는 결국 대한민국 전체의 상처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에서는 관광지인 제주에 하루 3∼4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어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섬 특성상 확진자가 늘어나면 환자 이송과 의료 인력 수급에 대처가 어려운 점 등이 고려돼 제주도민 백신 접종 방안 건의가 거론되고 있다.
임태봉 도 코로나방역추진단장은 "되도록 7월 한 달 동안 빠르게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백신 종류 선택이 쉽지 않겠지만 빠른 접종을 하려면 화이자나 모더나가 될 덴데, 늦어도 8월 중순 내에 도민 70% 접종이 이뤄지면 코로나 블루 시대에 제주도가 힐링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의회도 이날 임시회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의 안전을 제주도민 우선 백신 접종을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채택했다.
도의회는 '코로나19 국민 심리방역 및 안전한 관광지 조성을 위한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지원 건의안'을 통해 한 달에 100만 명이 넘는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는 상황에서 국민 모두의 안전한 '그린 제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우선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지난 5일 원희룡 도지사와 만나 집단 면역이 가능한 제주도민 70%, 약 40만 명에 대해 백신을 선제적으로 접종하는 방안 추진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제주도민 우선 백신 접종 방안을 건의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도 지난 7일 "전 도민 백신 접종 제안을 환영하며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가 백신 물량 배분과 계획을 담당하고 있어 제주도민 백신 우선 접종 방안의 정부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제주도민 외에도 택배기사, 학원강사 등 대면 접촉 직업군에서도 백신 우선 접종 방안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