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봄부터 잦은 강수, 고온과 같은 이상 기후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린 데 이어 이번달에도 많은 비가 예보됐다.

8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1년 봄철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봄(3~5월)은 유난히 변덕스러운 날씨를 나타냈다. 3월은 이상 고온 현상을 보였다. 평균기온이 8.7도로 평년보다 2.6도 높았다.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이다. 서울의 벚꽃 개화(3월 24일)도 1922년 관측 이후 가장 빨랐다.

올봄에 나타난 이상 고온은 제트기류(1만m 상공에 있는 기류)의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3월에는 고위도에 있는 제트기류가 북극 찬 공기를 가두면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였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이상 고온을 보이던 날씨는 4월 들어 한파와 초여름 날씨가 동시에 나타나며 온도 차가 큰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는 서늘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5월 평균기온(16.6도)은 1995년 후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했다. “4월 중순부터는 찬 공기를 가두던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우랄산맥 부근에 일종의 따뜻한 공기 덩어리인 ‘블로킹’이 발생하면서 찬 공기가 넘어오게 됐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잦은 강수도 올봄에 관측된 이상 기후 가운데 하나다. 올해 3~5월 전국 강수 일수는 29.2일을 기록했다. 작년(19.9일)과 비교하면 10일가량 많고, 최근 5년 평균(23.6일)과 비교해도 잦았다. 지난달 강수 일수는 14.5일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렸다. 강수일 기준 1973년 이후 가장 많다.

6월도 5월처럼 '많은 비'…한반도에도 우기 생겼나
서울에 특히 비가 많이 내렸다. 올해 3~5월 서울 강수량은 418.1㎜로 작년 같은 기간(145.6㎜)의 세 배를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8일 연속 비가 내린 데 이어 지난 3일에도 빗방울이 떨어졌다. 기상청은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확장해 다량의 수증기가 한반도에 유입됐다”며 “북쪽의 찬 공기와 부딪치면서 대기가 불안정하고 강수가 잦았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이번달 강수량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지난해 전국 6월 강수량은 183.8㎜고, 강수 일수는 11.4일이었다. 수도권은 지난 1일과 3일에 이어 10일에도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예년과 비슷한 이달 24일께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줄면서 한반도의 기후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