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이온 전도도 높이는 원리도 밝혀내…'앙게반테 케미' 표지 논문
다공성 고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 연료전지 전해질막 소재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7일 UNIST에 따르면 화학과 나명수 교수, 백승빈 연구교수, 김영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금속과 유기물이 혼합된 다공성 물질인 금속-유기 골격체(MOF)로 수소 이온 전도성이 뛰어난 연료전지용 전해질막 소재를 개발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2개의 전극과 전극 사이에서 수소 이온을 통과시키는 전해질막으로 이뤄져 있다.

이 전해질막의 수소 이온 전도도는 화학반응 속도에 영향을 줘 연료전지 효율을 결정한다.

연구팀은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해 다공성 골격 구조체를 이루는 MOF의 한 종류인 MOF-808에 아미노술폰산이온(손님분자)을 첨가해 전해질막 소재로 개발했다.

MOF-808은 지르코늄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한 것이다.

연구팀은 전해질의 수소 이온 전도도를 높이는 원리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개발한 다공성 소재를 고온에서 열처리해, 하지 않은 경우보다 30배 이상 높은 이온 전도도를 기록했다.

열처리하면 기공 내부의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수소 이온이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수소 결합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첨가된 손님분자인 아미노술폰산이온이 수소 결합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OF-808은 황산과 같은 강산이 포함되지 않아 성능 저하 없이 장기간 쓸 수 있으며, 합성이 쉬운 것이 장점이다.

나명수 교수는 "고체 전해질 내에서 수소 이온 이동 원리를 구체적으로 찾아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크다"며 "새로운 MOF 기반 수소연료전지용 고체 전해질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데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5월 17일 자로 공개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선도연구센터와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