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경기 부천시 일대에서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과 일부러 교통사고를 일으켜 부당한 보험금을 받아낸 일당들이 검거됐다.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수입차를 이용해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총 52회에 걸쳐 5억 2000만원대의 보험금을 가로 챈 보험 사기단을 검거해 2명을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 조치했다고 6일 밝혔다.

초·중·고 동창 및 중고차 딜러 사이인 이들은 고가의 중고 수입차를 이용해 법규위반 차량을 고의로 접촉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실선 또는 점선 직진 구간에서 진로 변경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양보없이 그대로 가속해 측면을 스치듯 충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사고 장소의 도로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대 차량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고의로 접촉한 후 경미한 접촉사고에도 과도한 병원치료를 받거나, 보험사로부터 현금으로 미리 지불받는 일명 ‘미수선수리비'를 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수선 수리비는 수입차의 경우 수리기간이 길거나 수리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면 보험사에서 이에 상응한 보험금을 현금으로 지불하는 제도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부천·인천 일대에서 동승했던 공범자들의 피해를 과장해 병원 치료를 받거나, 접촉부위를 중복·허위 신고하는 등 합의금 및 미수선비 약 5억여원을 8개 보험사로부터 편취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부당하게 챙긴 보험금 등은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매월 1~2회씩 상습적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발생한 사실이 입증되고 매 사고마다 고액의 미수선비를 받는 등 피해 규모만 5억원을 초과하고, 재범의 위험성이 높고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어 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공범들 중 주범에 해당하는 불구속 피의자들에 대해 추가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