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죠. 챙겨야 할 아이들이 늘고 있지만, 한 명이라도 허투루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 경기도의 한 아동복지기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박 모(38) 씨는 최근 들어 모자라는 일손을 체감한다고 한다.
기관으로 걸려오는 상담 전화 응대와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가정 방문, 기관을 찾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 모두 그가 맡은 업무다.
박 씨는 3일 "아동학대가 느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부터 현장에서 느끼는 증가세는 더 가파르다"며 "관련 기관은 증설되지 않고, 인력 충원도 더디다 보니 기존 종사자만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동학대 사태가 잇따르면서 드러난 문제점은 이를 관리하고 해결에 나서야 할 인프라가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동보호 기관 확충과 관련 인력 충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 확보·개편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복지부의 아동학대 예산은 42억 원으로 아동·청소년 관련 예산 2조5천943억 원의 0.16%에 불과했다.
같은 해 복지부의 총예산인 88조9천761억 원의 0.005%에 그친다.
관련 예산이 여러 부처로 흩어져 있다 보니 예산 집행 시 효율성이나 정책 안정성 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아동학대 관련 예산은 법무부 범죄 피해자 보호기금(287억3천600만 원), 기획재정부의 복권기금(86억5천500만 원), 복지부 일반회계(42억 원) 등 총 416억여 원으로 구성됐다.
최 의원은 3일 연합뉴스에 "아동학대의 주무 부처인 복지부가 다룰 수 있는 예산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전체 예산이 낮다는 게 더 큰 과제"라며 "이런 한계 탓에 아동보호기관 증설과 인력 충원 등 실질적인 제반 여건을 구축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 학대 관련 예산 규모를 지금보다 늘리고 복지부의 일반 회계로 일원화 해야 아동 보호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정부가 아동학대를 근절할 의지가 있다면 예산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도 제4회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아동학대 방지사업 예산이 보건복지부 일반회계로 일원화하는 것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집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아동 학대 특성상 가장 중요한 대응책은 '아동과 가정 간의 분리'"라며 "예산이 증원된다면 먼저 피해 아동이 몸을 의지할 수 있는 보호기관 마련에 투입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 분리 조처가 내려진 학대 피해 아동은 3천669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28.4%인 1천44명만이 쉼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공 대표는 "쉼터 자체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시설도 열악해 이곳을 찾은 아이들이 스스로 학대 가정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아이 연령대나 특성을 세분화해서 이에 걸맞은 환경을 마련해야 하는데 예산 부족으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짚었다.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은 2015년 56곳에서 2019년 67곳으로 4년간 11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기관 1곳에서 많게는 20만 명에 이르는 아동을 담당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가령 아동보호전문기관이 3곳인 경남의 경우, 지역 아동 54만3천여 명을 대상으로 신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기관 1곳이 18만1천여 명을 맡는 셈이다.
이처럼 기관 1곳당 담당 아동이 10만 명이 넘는 지역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곳이다.
국제 구호 개발 NGO(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는 "아동학대 담당 인력 1인당 40∼50건을 떠맡는 등 현장에서는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며 "경기도 한 지역은 담당자 1명이 한 달 동안 100건 넘게 감당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아동 전문 상담원 1명이 평균 15건을 다루지만 한국의 경우, 1명당 76건을 떠맡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24시간 내내 대응해야 하는 부담감과 학대 행위자로부터 받는 협박 등 스트레스 강도도 심하다"며 "중증 피해 아동의 경우, 세밀한 심리 상담도 필요한 만큼 현장 인력 확충과 함께 업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유명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19일 유튜브 생방송에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거주하는 아파트명을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전씨는 이날 TV조선 유튜브 채널 '강펀치'에서 "(탄핵 심판 과정에서) 10가지 위법 사항이 발생해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불의한 재판관들이 불의한, 불법적인 방법으로 위법 사항을 무시하고 결정 내린다면, 쉽게 말해 (탄핵소추안을) 인용한다면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했다.전씨는 "불의한 것에 맞서는 것이, 국민저항권 발동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딱 맞는 것"이라며 "저는 절대로 유혈 사태는 바라지 않는다. 따라서 분명히 승복해야 된다는 거는 맞지만, 절차, 법치, 상식이 지켜지는 가운데 결정이 나면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전씨는 "내 말이 틀린 게 뭐가 있냐"며 "문 소장이 전세 사는 아파트가 12억짜리 OOO"라고 했다. 해당 발언은 현재 유튜브 영상에서 편집됐으며, 인터뷰 전문에서도 아파트 이름은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전씨는 전날에도 "불법에 의해, 불의에 의해 판결이 났을 때는 저항하는 것이 헌법정신에 맞다"고 주장한 바 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할 뻔한 부산의 60대 여성이 은행원의 신속한 대응과 경찰이 설치한 '보이스피싱 탐지 앱' 덕분에 피해를 면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부산 북구 한 은행 지점에 60대 여성 A씨가 다급하게 찾아왔다. A씨는 "검사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전화 내용을 은행 직원과 상담했고, 은행 직원이 A씨의 휴대전화를 확인했을 때는 해킹으로 인해 이미 휴대전화가 원격으로 제어되고 있었다.은행 직원은 신속하게 계좌 입출금 정지 조치를 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원격 제어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단 휴대전화 전원을 강제로 껐다.이후 전원을 다시 켜 경찰청이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예방·탐지 앱 '시티즌코난'을 내려받아 작동시켰다. 그 결과, A씨의 휴대전화에서 악성 앱 3개가 탐지돼 곧바로 삭제 조치했다.악성 앱을 삭제하고, 계좌 비밀번호를 모두 변경하도록 해 5억원 상당의 예치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출동한 경찰관이 A씨 휴대전화에 다운로드한 '시티즌코난'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어나면서 누적 다운 횟수가 640만건이 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달 '시티즌코난' 사용자만 전월 대비 215.91%(139만2989명) 증가하는 등 사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안드로이드에서만 다운로드가 가능하지만 아이폰 운영체제 iOS를 포함해 전체 앱 가운데 지난달 기준 사용자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와 인피니그루에서 공동 개발해 운영하는 민관 대응 서비스 '시티즌코난'은 경찰청이 직접 운영하며 앱을 내려받으면 보이스피싱
"진짜 자는 거야?"영화관 출입구 앞에서 나누는 대화 속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감돈다. 하지만 입장 후 풍경은 달랐다.19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서울시 강남구 메가박스 강남점 상영관 앞에는 학생과 직장인들이 모여들었다. 팝콘을 든 사람은 없었다. 대신 커피를 들고 안대를 챙기는 모습이 보였다.이들이 찾은 건 영화가 아니라 1000원짜리 '휴식'이다. 메가박스 강남점이 진행 중인 '메가쉼표' 이벤트로 리클라이너 좌석에 누워 힐링 음악과 함께 두 시간 동안 쉬는 프로그램이다.참여자들의 이유는 다양했다. 5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회사 근처라 궁금해서 왔다. 직장인이라 늘 피곤한데, 오늘은 점심도 포기하고 편하게 쉬고 싶었다"고 말했다.강남 소재 정보기술(IT) 기업 직원 차지혜(33) 씨는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그는 "SNS에서 보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왔다. 평소에도 피곤하면 짧게 자는 편이라 관심이 갔다"고 설명했다.대학생 이다미(21)씨는 "어제 아르바이트가 늦게 끝나고 학원 숙제도 있어서 월, 화, 수 스케줄이 빡빡했다. 짬 내서라도 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옆자리에 있던 수험생 정승재(25) 씨는 "입시 준비 중이라 스트레스가 많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으면 돈 내고서라도 이용할 것 같다"고 부연했다."마감은 어쩌고"…기자도 정신 놓고 '쿨쿨'매일 아침 5시 30분 기상, 마감과 일정에 쫓기는 일상이 익숙한 기자. 처음엔 '과연 영화관에서 잠이 올까' 하는 의심이 있었다. 그런데 리클라이너에 몸을 맡기는 순간 오해는 단숨에 풀렸다.11시 30분 상영관이 암전되며 수면에 도움을 주는 음악과 영상이 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