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일본실 상설전시 개편
모네 작품 '포플러 나무'에 영향 준 일본 판화 공개
유럽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 작품 '포플러 나무'(Poplars)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되는 일본 우키요에(浮世繪, 목판화 기법으로 제작한 옛 일본 회화)가 국내 관람객을 만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28일 상설전시 개편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한 3층 세계문화관 내 일본실에서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 1760∼1849)의 판화 '도카이도 호도가야'를 2017년 구매 이후 처음으로 선보였다고 2일 밝혔다.

호도가야는 가스시카가 제작한 대표적 우키요에 연작 '후가쿠산쥬롯케이'(富嶽三十六景) 중 하나다.

후가쿠는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인 후지산의 별칭이며, 연작은 46장으로 구성된다.

이 작품은 교토와 에도(江戶, 도쿄의 옛 이름)를 잇는 길인 '도카이도'(東海道)의 역참 중 하나인 호도가야에서 본 후지산 풍경을 묘사했다.

호도가야는 오늘날 요코하마로 알려졌다.

모네 작품 '포플러 나무'에 영향 준 일본 판화 공개
정미연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호도가야의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후지산 모습은 '사물 사이 그 너머로 보이는 모습'으로, 서양에서는 그리지 않던 풍경"이라며 "모네는 가스시카 작품의 허를 찌르는 듯한 구도와 산뜻한 색면 구성, 반복되는 모티브를 자신의 작업에 응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유행한 '자포니즘'(일본 취미)이 서양 인상파 화가에게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오늘날에도 유명한 관광지인 도쿄 아사쿠사(淺草) 센소지(淺草寺) 일대 모습을 그린 '에도명소도권'(江戶名所圖卷) 중 상권도 박물관이 구매 후 처음 공개했다.

센소지 바깥 문인 가미나리몬(雷門)에서 본당인 관음당(觀音堂)까지 이어지는 길 주변 가게와 사람들을 화폭에 담았다.

이외에도 에도시대 놀이 문화를 보여주는 병풍인 '저내유락도'(邸內遊樂圖), 에도 막부 전속 화가 집단으로 알려진 가노파(狩野派)작품 '사계화조도'(四季花鳥圖), 17세기 일본에서 만들어진 찻잔인 '구로오리베'(黑織部)도 전시장에 나왔다.

회화와 도자 7건을 볼 수 있는 일본실 상설전시는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모네 작품 '포플러 나무'에 영향 준 일본 판화 공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