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과목 보통 학력 이상 비율도 하락…남학생·읍면지역 중학생 더 심각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 수업이 차질을 빚은 지난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주요 과목 학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11월 고2, 중3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으로 조사해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평가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일 공개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코로나19에 따른 학력 저하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중3, 고2 전 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 상승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중3 국어 과목에서 3수준(보통 학력) 이상인 학생 비율은 2019년 82.9%에서 지난해 75.4%로 7.5%포인트 하락했다.

중3 영어 과목에서도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72.6%에서 63.9%로 8.7%포인트 쪼그라들었다.

고2의 경우 국어에서만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77.5%에서 69.8%로 7.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3 수학, 고2 수학과 영어에서도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하락했다.

다만 교육부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1수준(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도 중3과 고2 모두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중3 국어의 경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4%, 영어의 경우 7.1%로 전년 대비 각각 2.3%포인트, 3.8%포인트 확대됐다.

중3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3.4%였다.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고2 국어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8%(전년 대비 2.8%포인트↑), 수학 13.5%(4.5%포인트↑), 영어 8.6%(5.0%포인트↑)로 역시 전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었다.

교육부 공식 통계로 코로나19발 학력 저하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그간 일선 학교 교사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발 학력 저하가 나타났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학력 저하 연구 결과를 발표한 것도 일부 시·도 교육청에 그쳤다.

◇ 남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 모든 과목에서 높아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성별로 보면 중3·고2에서 모두 국어, 영어 과목의 보통 학력 이상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중3 국어에서는 이 비율이 남학생 68.2%, 여학생 83.1%였다.

중3 영어에서는 남학생의 비율이 59.1%로, 여학생(69.1%)보다 10%포인트 낮았다.

고2 국어에서는 보통 학력 이상 남학생의 비율(60.6%)이 여학생(79.5%)보다 18.9%포인트나 낮았다.

고2 영어의 경우 보통 학력 이상 남학생은 70.4%, 여학생은 83.4%로 조사됐다.

중3과 고2 수학에서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고2 전 과목에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3 국어에서는 이 격차(남학생 9.8%, 여학생 2.9%)가 6.9%포인트, 고2 영어(남학생 12.8%, 여학생 4.1%)에서는 8.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중3에서는 지역 규모별 학력 격차도 나타났다.

국어, 수학, 영어의 보통 학력 이상 중3 학생 비율은 모두 대도시가 읍면 지역보다 높았다.

반면 국어와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중3 학생 비율은 읍면지역이 대도시보다 높았다.

영어에서는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2에게서는 지역 규모별 학력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다.

◇ 교육부 "등교 축소로 학업 수준 저하"…다른 학년도 비슷할 듯
코로나 학력 저하 확인됐다…중3·고2 기초학력 미달 최대 5%p↑
학생들의 학교생활 행복도 역시 하락했다.

지난해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다'고 답한 중3 학생들의 비율은 59.5%로 전년보다 4.9%포인트 하락했다.

이 비율은 고2에게서도 3.5%포인트 떨어진 61.2%로 조사됐다.

교과 학습에 대한 자신감, 가치, 흥미, 학습 의욕도 2019년과 견줘 전반적으로 하락한 경향을 보였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원격수업에 대해서는 중3과 고2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보는 학생 비율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통해 확인된 학습 결손을 심각하게 인식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등교 축소, 원격 수업 전환에 대한 적응 등으로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 학습 의욕이 떨어져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이 저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평가 결과로 드러난 것은 중3과 고2뿐 이지만 나머지 학년도 비슷한 원인으로 학력이 저하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