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해안도로 개설과 재해복구 공사 때문"

검은 자갈로 유명한 제주시 내도동 속칭 '알작지' 해안이 자연의 원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발로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도칠 때마다 '도로록' 제주 명물 '알작지' 해안 파괴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개발중심의 정책으로 제주 해안이 원형을 상실하고, 자연재해가 엄습하고 있다"며 "제주도는 연안 관리 정책을 개발이 아닌 보호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개발사업으로 원형이 상실한 실례로 알작지 해안을 들었다.

이 단체는 "알작지 해안은 인근에 방파제가 들어서면서 조류의 흐름이 바뀌어 자갈이 유실되기 시작했다"며 "또 해안도로가 개설되면서 직접적으로 알작지 해안이 파괴·축소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주시는 2011년부터 2018년 9월까지 알작지 해안이 포함된 내도 해안도로 개설사업을 진행했다.

이 단체는 "특히 2020년 강하게 몰아친 파도 탓에 내도 해안도로가 준공된 지 채 2년도 안 돼 두 번이나 붕괴했고, 현재 중장비를 투입한 재해복구 공사가 진행되면서 알작지 해안은 다시 한번 파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복구공사를 한다 해도 계속되는 파도의 힘을 막을 방법은 없어 결국 복구를 위해 혈세를 투입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며 "행정당국은 토건 개발 중심의 제주도 연안 관리 정책을 대폭 축소하고 보호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자갈 유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갈을 옮긴 후 공사가 마무리되면 다시 옮겨 덮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작지 해안은 바닷물이 드나들 때마다 자갈이 구르는 소리로 유명해 제주도 향토 유형유산 제5호로 지정된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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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