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한다. ‘살인자’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푸는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달 16일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도 성명을 통해 회담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양국 정상 간 만남이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다. 2018년 7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헬싱키 회담 후 3년 만에 미·러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다녀간 뒤 첫 해외 방문이라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양국 정상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유럽 순방 마무리 일정으로 잡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11~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후 제네바로 이동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키 대변인은 두 정상이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 회복을 위해 당면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크렘린궁은 전략적 안정성, 코로나19 대응, 지역분쟁 해결 방안 등을 현안으로 꼽았다. 정상회담에서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의제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될 것이라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양국은 핵탄두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수를 각각 1550기 아래로 제한하는 뉴스타트 조약을 맺고 있다. 올해 2월 이 조약의 기한을 5년 연장했다.

올해 3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