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 지역 시리아인·해외 난민 투표 참여 못해
미·영·프·독·이태리·터키 등 불공정 선거 비판

'10년 내전' 시리아 대선 투표 시작…알아사드 당선 확실시
10년째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가 26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에 돌입했으나 21년째 집권 중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외신들은 이번 대선을 알아사드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한 요식행위로 보고 있다.

시리아 국영 SANA 통신은 이날 오전 7시 전국 약 1만2천 개 이상의 투표소에서 계획대로 투표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는 투표 종료 후 48시간 뒤인 28일 저녁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무부는 공식적인 유권자 수가 약 1천800만 명이라고 밝혔으나, 시리아 정부는 반군 통제 지역의 시리아인과 6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해외의 시리아 난민의 투표를 불허했다.

대선 출마자는 알아사드 대통령을 포함해 압달라 살룸 압달라 전 국무장관과 야권 지도자 마흐무드 마레이 등 3명이다.

그러나 야권 후보 2명은 이른바 '어용 야권'의 후보로 사실상 알아사드 대통령을 제외하면 대선에 진지하게 도전하는 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실제로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3일 대선 후보 명단이 확정된 이후 선거 운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시리아 난민 400만 명 이상을 수용 중인 터키는 이번 대선이 불법이라고 비판했으며,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하고 자치정부를 운영 중인 쿠르드족은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등 서방 5개국 외무장관도 불공정 선거가 될 것이 확실한 시리아 대선을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번 대선은 10년 전 내전 발발 이후 두 번째 치러지는 것으로, 지난 2014년 치러진 앞선 대선에서도 알아사드 대통령은 88.7%의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했다.

아버지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오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철권통치에 나섰으며, 2011년 그의 독재에 반발한 반군이 봉기하면서 시리아는 내전에 휩싸였다.

내전 초기 반군에 밀려 실각 직전까지 내몰린 알아사드 대통령은 2015년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면서 전세를 역전하는 데 성공했으며, 현재 반군을 북서부 이들립 일대에 몰아넣고 승기를 굳힌 상태다.

그러나 내전의 여파로 약 38만8천 명이 사망하고 시리아 인구의 절반이 난민이 됐으며,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10년 내전' 시리아 대선 투표 시작…알아사드 당선 확실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