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남산고, 공강 때 쓸 학년별 생활거점 공간 '홈베이스' 등 갖춰
도교육청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창의적이고 유연한 공간 조성하고자 해"
고교학점제 모델학교 가보니…움직이는 벽체로 교실 규모 조정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학교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들이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 제도다.

학생들은 1학년 때 공통과목을 중심으로 이수하고 그 이후에는 선택과목을 듣고 정해진만큼 학점을 채워 졸업한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예전에는 없던 공강(강의가 없는 수업 시간)이 발생할 수 있다.

선택과목 수강 현황에 따라 달라지는 교실 수요 등도 고려해야 해 그에 맞는 학교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다.

2019년 고교학점제 모델학교로 지정돼 올해 초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경남 창원남산고등학교는 24일 도교육청 경남형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선포식에 맞춰 그 모습을 외부에 공개했다.

지상 1∼4층에 총면적 5천328㎡의 창원남산고는 기존 학교에서는 볼 수 없던 홈베이스(학년별 생활거점 공간), 움직이는 벽체로 규모 조정이 가능한 교실 등을 갖췄다.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듣기 위해 교실을 옮겨 다니는 고교학점제의 특성상 하나의 교실에서 다양한 수업 형태를 구현할 수 있도록 배치한 점이 주요 특징이다.

벽체가 움직이는 무빙월(moving wall)을 설치해 20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 25∼40명의 대규모 수업 등 수강 인원에 따라 교실 규모를 조정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강의가 없는 '공강'이 발생할 경우에는 학년별 생활거점 공간인 홈베이스에서 휴식, 학습, 토론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혼합형 교실(blended classroom) 형태로 정보화·영상시설을 갖춘 공간인 영상창작실·스마트러닝실·액션러닝실도 갖췄다.

이들 공간에서는 영상 제작, 빔프로젝트 수업, 전자칠판 수업 등이 가능하다.

고교학점제 모델학교 가보니…움직이는 벽체로 교실 규모 조정
기존 교실은 책·걸상만으로도 꽉 차 답답한 느낌을 주지만, 리모델링한 교실은 사물함을 복도 벽면으로 빼내 여유공간을 확보했다.

대신 그 자리에는 나무 데크를 설치해 발표 무대 또는 휴식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독서실 카페와 유사한 분위기의 카페형 정독실도 들어섰다.

대학교 강의실과 비슷한 형태의 대회의실도 설치해 각종 대회 및 세미나를 열거나 학생 간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교무실에는 고교학점제 시행과정에서 필요한 상담을 진행하고 학생과 교사 간 소통을 돕기 위한 상담·휴게 부스, 소회의실 등을 설치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고교학점제 모델학교로 지정해 제도에 맞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학교 공간을 조성할 뿐만 아니라 창의력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형 학교 모델을 창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찾도록 도울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보편교육의 성격이 강한 현 고등학교 교육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 진보교육연구소 등 7개 단체는 지난달 26∼30일 전국 고등학교 교사 1천1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했더니 이 중 13.2%만 고교학점제를 교육부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