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단체 "재개발구역 내 옛 교회들 보존해야"
지역 역사가 담긴 인천 원도심 옛 교회들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두자 시민들이 교회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협의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11곳은 24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 화수화평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이 시작된 12년 전부터 교회 존치를 주장해왔다"며 "조합 측과 협의했지만, 설계변경 검토 없이 사업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와 화도교회는 지역 역사가 담긴 유산인 만큼 중요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띠고 있다"며 "해외에서 영국 방직공장과 노동자 숙소 등 근대산업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관리하는 것처럼 이들 교회도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61년 세워진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설립자 조지 E. 오글(George E. Ogle) 목사는 1974년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은 이들을 위해 공개 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부에 의해 강제 추방됐다.

이 교회는 국가기관이 개입한 대표적 노조 탄압 사례인 동일방직 '분뇨 투척 사건' 당시 여성 근로자들이 몸을 피한 장소이기도 하다.

114년 전 설립된 화도교회는 감리교단 개신교회로, 일제강점기 정규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던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위해 교육을 지원하는 등 청년 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두 교회가 부지에 포함된 동구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화평동 1-1번지 일대 18만998㎡에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31개 동을 지어 2천986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인천시는 이달 26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당 재개발 사업에 대해 심의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