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훈은 프로 무대에 데뷔한 지난 시즌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맹활약했지만 '2년 차 징크스'를 이겨내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당시 최지훈의 타율은 0.136이었다.
최지훈은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를 마친 뒤 "시즌 초반 나도 모르게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며 "어느 순간부터 공이 잘 보이지 않더라. 매우 답답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최악의 성적을 이어가던 지난달, 대선배 추신수는 최지훈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최지훈은 "추신수 선배는 매일 자신에게 칭찬하라고 했다"며 "개인적으로 자책을 많이 하곤 했는데, 그때부터 집에 가서 나 스스로 '잘하고 있다'라며 위로했다"고 말했다.
효과가 있었다.
최지훈은 "조금씩 멘털이 회복되더라"라며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1군 복귀 후 최지훈은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유의 빠른 발과 적극적인 플레이로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최지훈의 플레이가 빛났다.
그는 1회 상대 팀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그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경기 초반엔 햇빛 때문에 상대 투수의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라며 "상대 팀 3루수가 조금 뒤에서 수비하는 것 같아서 기습 번트를 시도하고 1루로 달렸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지훈의 감각적인 플레이는 계속됐다.
그는 후속 타자 제이미 로맥 타석 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추신수의 투수 앞 땅볼 때 리드를 길게 가져가면서 켈리의 3루 송구를 끌어냈고, 2루로 다시 달려 세이프됐다.
결과적으로 본인과 타자 주자 추신수를 모두 살리는 플레이가 됐다.
최지훈의 환상적인 주루 플레이에 켈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후속 타자 최정은 이런 켈리를 상대로 좌월 3점포를 터뜨렸다.
최지훈의 발이 만든 3점이었다.
최지훈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월 솔로 홈런을 기록했고, 7회에도 좌전 안타를 기록한 뒤 도루에 성공하고 추신수의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았다.
SSG는 최지훈의 활약에 힘입어 LG를 8-3으로 누르고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최지훈은 "요즘 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좋다"며 "좋은 분위기 속에 많은 승리를 거두다 보니 팀이 상승세를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