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뚜렷한 이용자 감소에 직면했다. 올 들어 3개월 연속 이용자가 줄면서 지난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초기에 누린 특수가 끝나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808만3501명으로 전월 823만6288명보다 15만2787명(1.9%) 감소했다. 이는 올해 1월 899만378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다.

넷플릭스 MAU는 400만명을 넘어서며 급증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1개월 단위로 줄어든 적이 있었을 뿐 연속으로 줄어든 적은 한 번도 없다. 이번에 처음으로 2개월을 넘어 3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성장 둔화는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의 글로벌 신규 구독자 수는 397만7000명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1576만명)의 25%에 불과하다. 시장 예상치인 620만명에도 한참 못 미치며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는 2분기에는 신규 구독자 수 증가가 100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넷플릭스는 밝혔다.

외신들은 넷플릭스가 코로나19 유행 시기 최대 수혜를 입었으나 백신 접종 확대와 OTT 업체 간 경쟁 격화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용자들의 넷플릭스 콘텐츠 소모가 심화하고, 다른 여가활동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토종 OTT들이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와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넷플릭스에 대항할 '전열'을 정비하면서 전체 경쟁 판도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한다. 올해 아시아 콘텐츠 제작 관련 지출을 2배 이상 늘린다. 특히 한국 콘텐츠에 약 5억달러(한화 약 5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청자 유입과 성장을 위해 한국 콘텐츠는 필수적"이라고 투자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요금 인상, 계정 공유 금지 등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등의 국가에서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표준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를 각각 7.5%, 12.5% 인상했다. '30일 무료 체험' 혜택도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완전히 종료됐다.

여러 명이 한 계정으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을 막는 계정 공유 금지 테스트도 진행 중이다. 현재 프리미엄 요금제(월 1만4500원) 사용자는 최대 4명까지 접속할 수 있다. 약관상 계정 공유는 가족구성원·동거인으로 한정돼 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지인은 물론, 인터넷 등을 통해 계정을 공유하며 이용료 부담을 낮추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