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 따라 판단…검사 사건 재이첩은 법취지 맞아"
경찰청 "공수처 '조건부 이첩' 강제조항은 아니다"(종합)
경찰청이 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한 뒤 다시 공수처에 기소 여부 판단을 맡기는 이른바 '조건부 이첩'(유보부 이첩)에 대해 "사안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에게 제출한 문건에서 "공수처의 '공소권 조건부 이첩' 규정에는 수사 완료 후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해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만 규정돼 있다"며 "다른 수사기관에 의무를 부과하는 강제조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조건부 이첩은 공수처 나름의 의사 표현으로, 그런 요구·주장을 할 수 있다"면서도 "공수처의 그런 요구에 응할지는 (경찰 등) 수사기관의 판단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경찰은 사안의 특성에 따라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에 응할 수도 있다"며 "예컨대 검사와 관련된 사건의 경우 공수처로 재이첩하는 것이 법 취지상 타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3일 사무규칙을 제정하면서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는 사건과 다른 기관에 넘겨 수사를 완료한 뒤 다시 공수처로 이첩할 것을 요청하는 '조건부 이첩' 사건 등을 '입건'으로 분류했다.

이에 대검찰청은 이튿날인 지난 4일 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공수처 규칙은 법적 근거 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형사사법 체계와도 상충할 소지가 크다"고 반발했다.

전 의원은 "헌법연구관을 지낸 김진욱 공수처장이 '조건부 이첩'이라는 생경한 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수사 실무를 모르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