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인구가 14억 명에서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가 종종 보인다. 한국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런 추세라면 순인구 감소로 전환될 시기도 머지않아 보인다. 정부는 다양한 인구 정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아동 학대 및 방치로 인한 어린이 상해, 사망 기사가 연일 보도되는 것을 보면 태어난 아이들이라도 잘 보호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닌가 싶다. 미국 유학 당시 아이들이 어렸는데, 보호자 없이 아이만 두고 외출하면 이웃에서 경찰에 신고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한국은 아이들이 대여섯 살만 돼도 자거나 놀 때 혼자 두고 잠시 외출하기도 한다. 이런 습관 때문에 한국 유학생 부모들은 종종 신고를 당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타고 다니는 노란 스쿨버스가 정차할 때 뒤에 있던 모든 차가 일제히 따라 정차하는 모습은 자못 위풍당당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그 어느 나라 부모 못지않게 자신을 희생하며 아이를 사랑으로 양육한다. 그러나 혈연을 중시하는 문화 탓에 육아가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어린아이는 제도적으로 보호받고 사회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 같은 맥락으로 인구 관련 정책은 국가를 상수로 인간을 변수로 두는 함수가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두고 인간의 존엄성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임금과 과도한 근로 시간을 감내하며 물질적 풍요 성취와 성장하는 국력에 대한 자긍심으로 보상받던 세대의 시각으로 인구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안전하게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 및 사회적 정서 확립,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안전하고 합리적인 근로 환경, 쾌적한 주거 환경과 여가 등 살기 좋은 여건이 보장되는 삶에 대한 기대가 인구 정책의 기본이 돼야 한다.

이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