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2025년까지 1만2000여 건의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자체 연구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를 꾸준히 매입해 4년 내 현재(약 4000건)의 세 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자동차 분야 특허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미래車기술 확보…"글로벌 특허 3배 늘리겠다"
현대모비스와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세대가 보유한 미래차 관련 특허를 현대모비스가 포괄적으로 매입하는 게 MOU의 주된 내용이다. 통신표준, 인공지능, 배터리 제어기술 등과 관련된 특허가 매입 대상이다.

이번 MOU를 통해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자체 보유한 특허기술을 상품화할 기회를 갖게 됐고,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관련 특허를 사전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출원되기 전의 유망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기술협력을 추진한다. 기업들이 유망한 스타트업에 미리 투자하는 것처럼 원천특허로 발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선제적으로 후원하겠다는 의미다. 현대모비스는 확보한 특허와 아이디어를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연세대 외 다른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이 보유한 미래차 특허기술도 지속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분야에 필요한 기술의 범위가 대폭 넓어지면서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은 통신업체 배터리업체 등과 특허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며 “관련 특허를 미리 확보해야 경쟁사 및 거래 상대 기업과의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선제적으로 확보한 특허를 통해 로열티를 거둬들이거나 부품 수주를 위한 협상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지식재산권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 다양한 분야의 특허를 확보해왔다. 지난해에만 약 2000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중 절반은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전동화 분야 관련 특허였다. 특허 출원 건수도 최근 3년간 매년 전년 대비 50% 이상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회사 연구인력들에게 특허출원을 독려하고, 기술전문가와 변리사를 투입해 관련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도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