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들이 사소한 일에도 소리를 지르고 일과 시간에 커피 타기 등 온갖 잡일을 시켜 야근하게 했습니다.
스트레스로 신경정신과 약을 먹어야 했고 결국 힘들어 그만둔다고 하니 '내 딸과 똑같다', '나 때는 말이야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해서 칭찬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 (직장인 A씨) "상명하복을 가장 중시하는 상사는 회식 때마다 술을 억지로 마시게 합니다.
업무 관련 지시는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하고, 문제 제기하는 젊은 직원에게는 '개념 없는 90년대생'이라고 합니다.
" (직장인 B씨) "실장이 직원들과 점심에 소주 2∼3병을 마시고 저녁에도 매일 술자리를 갖고 부하 직원들을 부릅니다.
밤이건 새벽이건 동틀 무렵이건 상관없이 전화합니다.
무시하고 모욕주고 괴롭혀서 우울증이 심해지고 자살 뉴스만 봐도 몸이 떨릴 지경입니다.
" (직장인 C씨)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시행된 지 1년 10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꼰대 갑질'이 줄지 않고 있다며 피해 사례를 2일 공개했다.
직장갑질119는 "상명하복을 미덕으로 생각해온 60∼70년대생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들은 90년대생 회사원들에게도 '라떼는(나 때는) 말이야'라며 갑질을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천 명을 대상으로 3월 17∼23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법 시행 이후 직장 갑질이 줄어들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세대별로 크게 달랐다.
20대 응답자의 51.8%와 30대 중 49.0%는 '직장 갑질이 줄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40대와 50대 응답자는 각각 60.3%와 63.7%가 '갑질이 줄었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까라면 깐다'는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직장 갑질은 계속될 것"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갑질 예방 교육을 시행해 민주·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직장 상사가 명심해야 할 5계명'으로 ▲ 까라면 깠던 옛날 기억은 잊는다 ▲ 아랫사람이 아닌 역할이 다른 동료다 ▲ 호칭, 말 한마디, SNS 한 줄에도 예의를 갖춘다 ▲ 휴가나 퇴근에 눈치 주는 농담을 하지 않는다 ▲ 괴롭힘 당하는 직원이 있는지 세심히 살핀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