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인삼공사, 5월 3일부터 챔프전…전창진-김승기 지략 싸움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감독부터 외국인 선수, 국내 선수 매치업이 제대로 맞붙게 된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이 5월 3일부터 펼쳐진다.

올해 챔피언결정전은 정규리그 1위 전주 KCC와 3위 안양 KGC인삼공사의 대결로 열리는데 주요 포지션마다 팽팽한 승부가 예상돼 그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한 시리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팬들의 기대감이 가장 큰 부분은 역시 '국가대표' 라건아(32·199.2㎝)와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29·204㎝)가 벌이게 될 외국인 선수 '자존심 대결'이다.

라건아는 2012년부터 KBL에서 뛰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네 번이나 차지했고, 통산 외국인 선수 리바운드 1위와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베테랑이다.

특히 한국 국적을 얻어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과 농구 월드컵에도 출전해 일부 팬들은 라건아를 '외국인 선수'로 분류하는 자체에 반감을 드러낼 정도다.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이에 맞서는 설린저는 올해 3월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고 국내 리그에 데뷔했는데 들어오자마자 리그를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숀 롱(28·205㎝)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최우수선수에 뽑히며 '야수'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지만 4강에서 설린저를 만나 '야성을 잃었다'는 평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설린저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정규리그 269경기에나 뛰었고 라건아는 NBA 경력이 없는 점도 대비된다.

라건아는 29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 뒤 "설린저가 NBA 출신이고 좋은 선수지만 6강, 4강에서 했던 활약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내 임무"라고 말했고, 설린저 역시 "라건아는 힘과 피지컬이 좋고 찬스에 슛 정확도도 높다"고 경계심을 내보였다.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국내 선수 매치업도 볼만하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KCC 송교창(25·198㎝)과 2016-2017시즌 MVP 인삼공사 오세근(34·200㎝)이 벌이는 '신·구 대결'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송교창은 발가락 통증 때문에 4강 플레이오프 1∼3차전에 결장했지만 4차전부터 뛰며 조금씩 컨디션을 되찾고 있고, 오세근은 이번 챔피언결정전 MVP가 될 경우 양동근(은퇴)에 이어 챔피언전 MVP를 세 차례 받는 두 번째 선수가 된다.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또 2016-2017시즌 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던 KCC 이정현(34·191㎝)과 오세근이 이번에는 챔피언전 맞상대로 만난 점도 흥미롭다.

당시 오세근과 이정현은 인삼공사의 우승을 이끈 뒤 나란히 자유계약선수(FA)가 됐고 오세근이 인삼공사에 남은 반면 이정현은 KCC로 옮겨 이번에 처음 챔피언결정전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용산고 선·후배인 전창진 KCC 감독과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의 '지략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김승기 감독이 현역 시절이던 2002-2003시즌(원주 TG)과 2005-2006시즌(원주 동부) 전창진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김 감독은 은퇴한 직후인 2006-2007시즌부터 동부 코치를 맡아 전 감독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2007-2008시즌 동부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감독과 코치로 함께 일궈낸 두 사람은 2009-2010시즌 부산 kt로 함께 이적했고, 2015년 인삼공사로도 함께 자리를 옮길 만큼 '찰떡궁합'이었다.

이후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다는 의혹 속에 KBL을 떠나며 잠시 둘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다시 오해를 풀고 예전 관계를 회복했다고 한다.

김 감독이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전 감독을 가리키며 "그분과 맞대결하고 싶다"고 도전장을 던졌고, 전 감독 역시 "KBL에 복귀해보니 김 감독이 대세 사령탑이 돼 있더라. 내가 오히려 한 수 배워야 한다"고 화답했다.

라건아 vs 설린저·송교창 vs 오세근, 우승 놓고 '자존심 대결'
두 팀의 이번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은 4승 2패로 KCC가 앞섰다.

정규리그 전체 평균으로 득점은 KCC가 82.9점(2위), 인삼공사 81.9점(3위)으로 비슷하고, 실점은 KCC 77.4점(최소 1위), 인삼공사 80.7점(최소 5위)이다.

다만 설린저 합류 이후 '다른 팀이 됐다'는 평을 듣는 인삼공사는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73점만 내줘 플레이오프를 치른 6개 구단 중 최소를 기록했고 정규리그 최소 실책(9.8개), 최다 스틸(9.0개) 부분도 돋보인다.

KCC는 정규리그에서 평균 리바운드 40.7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잡아냈다.

◇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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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 대진 │ 장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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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전 │ 5월 3일(월) 오후 7시 │ KCC-인삼공사 │ 전주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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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전 │ 5월 5일(수) 오후 2시 │ KCC-인삼공사 │ 전주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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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전 │ 5월 7일(금) 오후 7시 │ 인삼공사-KCC │ 안양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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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전 │ 5월 9일(일) 오후 1시 40분 │ 인삼공사-KCC │ 안양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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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차전 │ 5월 11일(화) 오후 7시 │ KCC-인삼공사 │ 전주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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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차전 │ 5월 13일(목) 오후 7시 │ 인삼공사-KCC │ 안양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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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차전 │ 5월 15일(토) 오후 2시 │ KCC-인삼공사 │ 전주체육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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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차전은 필요 시 개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