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압송…범행 동기 등 질문에 답 없이 고개만 푹
누나 살해 후 농수로에 버린 20대 남동생…묵묵부답
30대 누나를 살해하고 인천 강화도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20대 남동생이 29일 경찰서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20대 후반 A씨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체포돼 오후 늦게 인천 강화경찰서로 압송됐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A씨는 경찰서 앞에서 "누나를 살해한 게 맞느냐", "왜 살해했느냐", "수사를 피해 안동까지 도주한 게 아니냐" 등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A씨는 최근 누나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에 있는 한 농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 내역과 금융거래 내역 등을 토대로 주변 인물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이날 오후 4시 39분께 경북 안동 일대에서 검거했다.

A씨는 범행 후 누나 명의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사건 발생 전 남동생과 둘이 인천에서 살았으며 따로 지내는 부모는 가끔 남매의 집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13분께 삼산면 농수로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채 인근 주민에게 발견됐다.

158㎝의 키에 미혼인 그는 발견 당시 맨발이었으며 1.5m 깊이의 농수로 물 위에 엎드린 상태로 떠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B씨 시신을 부검한 뒤 "사인은 흉기에 의한 대동맥 손상"이라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밝혔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시점과 동기 등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압송되는 과정에서도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추궁해 정확한 경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