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보관법·가격 등 경쟁력…면역효과 91.6%, 부작용은 경증"
KIEP "러시아 백신 28개국서 사용…도입 방안 검토해야"
정부가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도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9일 발간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보급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러시아 백신의 위탁 생산과 연계한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KIEP는 "최근 스푸트니크V에 대한 인식이 크게 개선되며 다수의 국가에서 백신이 승인·생산·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KIEP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63개국이 스푸트니크V를 코로나 백신으로 공식 승인했고, 이 가운데 28개국이 실제로 스푸트니크V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스트라제네카(135개국), 화이자(89개국), 모더나(37개국), 시노팜(33개국)에 이어 스푸트니크V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이 사용된 것이다.

특히 스푸트니크V는 서구권 백신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구사회주의권 국가나 중동, 중남미 지역에서 주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KIEP는 "당초 스푸트니크V가 2차 임상시험을 마친 후 조기 등록되면서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최근 3차 임상 결과 백신의 효과가 높고 심각한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차 임상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의 면역 효과는 91.6%인 것으로 발표됐고, 보고된 부작용도 대부분 감기 증상이나 두통, 무기력증 등 경증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분말형 백신의 경우 2~8℃에서 냉장 보관이 가능해 운송과 유통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1회분 가격이 약 10달러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KIEP "러시아 백신 28개국서 사용…도입 방안 검토해야"
KIEP는 "기존에 스푸트니크V를 승인 및 사용한 국가들은 대부분 개도국이지만, 향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이 이뤄질 경우 오스트리아,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백신 수급의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및 신북방정책의 내실화를 위해 러시아 백신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국의 스푸트니크V 위탁 생산·수출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제조 인프라가 러시아의 기술과 결합해 양국의 호혜적 협력이 실현된 사례"라며 "앞으로도 한·러 협력을 통한 제3국 수출 사례가 계속해서 나올 수 있도록 관련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스푸트니크 V 백신을 위탁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