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번영의 10년 vs 모든 걸 잃어버린 10년" 10년 전인 2011년 4·27 재·보궐 선거에서 MBC 사장 출신끼리 맞붙어 엄기영 후보를 꺾고 도백(道伯)에 오른 뒤 3선 연임에 성공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 지사가 이끈 10년간의 강원도정은 2011∼2012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제목처럼 '빛과 그림자'라는 꼬리표가 뒤따른다.
도정 사상 첫 예산 규모 7조원대 시대를 열어 평화와 번영의 강원도를 이끌었다는 긍정 평가 속에 돈 먹는 하마 평창 알펜시아 매각 실패, 10년 이상 끌어온 레고랜드 테마파크 혈세 낭비라는 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 도 예산 규모 7조원대 시대 개막…살림살이 늘고 평화 프로세스 견인 최 지사 취임 10주년을 맞아 강원도가 발표한 10년간 통계지표를 보면 강원도 살림살이는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11년도 도 예산 규모는 3조3천984억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도 도 예산 규모는 7조3천66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도민들의 숙원 사업인 고속도로·철도 등 SOC 분야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점으로 KTX와 고속도로 개통 등 수도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됐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역 경제 규모도 2011년 33조873억원에서 2019년 48조6천246억원으로 47% 상승 곡선을 그렸다.
도민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과 개인소득은 10년간 각각 45.2%와 44.8% 증가했다.
무엇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견인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이어 2024년 강원청소년동계올림픽을 남북 강원도가 공동개최해 꺼져가는 평화 프로세스에 다시 불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강릉 KTX 개통 등 사통팔달 SOC 확충 사업으로 신강원 교통망을 완성한 것도 치적 중 하나다.
강원 액화수소·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 지정, 액화수소·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조성 등 4차 산업혁명 기반을 다졌다고 자평했다.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도 올해 7월 준공을 앞두고 있고, 내년 상반기 개장을 목표로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최 지사는 "민선 5∼6기는 '소득 2배, 행복 2배 하나 된 강원도' 실현을, 민선 7기는 '평화와 번영의 강원도'라는 실현을 목표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임기 내 평화의 물꼬를 다시 한번 열고 남은 SOC 사업 추진과 알펜시아 매각 등 현안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 차이나타운 논란 빚은 한중문화타운 사업 무산처럼 '총체적 난맥상' 반면 야권에서는 최문순 지사의 10년을 평화와 번영의 강원도가 아닌 잃어버린 10년, 무능 도정·도민 부담 10년이라는 부정 평가를 했다.
이 같은 평가의 중심에는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혈세 낭비, 돈 먹는 하마 평창 알펜시아 매각 실패, 반중 정서에 사실상 백지화된 한중문화타운 논란과 맞닿아 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이날 논평에서 "최 지사의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은 도 현실을 외면한 '자화자찬'"이라며 "주요 현안마다 잘 추진되고 있다고 안심시켜 놓고서 10년을 무사안일로 버틴 나머지 도정 실패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공 개최를 자랑하던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문화유산은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고, 10년 이상을 끌어온 레고랜드 사업의 내년 개장을 자신하는 사람은 도지사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돈 먹는 하마 알펜시아 매각의 호언장담도 믿을 수 없게 됐다"며 "강원경제발전의 상전벽해를 위해 전 정부가 지정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은 외자 유치 실패로 인해 지구 해체 지경까지 전락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환경부의 도 넘는 오색케이블카 사업 발목잡기에도 현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일언반구의 항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최 지사의 최대 치적으로 평가되는 고속철도망 구축사업 등 SOC 사업 전반의 성과는 도민과 강원정치력의 결속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최 지사의 정파적 인사 중용은 코드·보은 인사로 귀결돼 강원발전의 걸림돌이 됐다는 주장도 내놨다.
강원도당은 "부정과 비리에 휩싸인 논란 인사에 대한 읍참마속보다는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나머지 어물쩍 넘어가기에 바빴다"고 밝혔다.
정의당 강원도당도 성명을 통해 "진보 진영의 반대에도 레고랜드는 강행하고 있고, 알펜시아 문제는 아직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불통과 고집으로 차기 도정에 막대한 부담감만 남기는 민폐 지사로 등극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청원 66만 명을 훌쩍 넘긴 '차이나타운' 논란에 대해 야권은 "최문순 도정의 불통·독선·무능이 초래한 결과이며 사업이 무산되는 과정은 최문순 10년 도정의 총체적 난맥상을 집약시켜놓은 것과 같다"고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