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들 "4명까지만…", 4명 초과한 일행 보기 어려워

"저희 매장에는 4명까지만 함께 앉으실 수 있습니다.

"
26일 점심시간 경북 고령 한 패스트푸드 매장.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오랜만에 동료 다섯명과 함께 모였다가 매장 직원의 거리두기 요청에 머쓱해졌다.

경북 12곳, 5인 이상 금지 해제에도 자발적 거리두기
그는 "오늘부터 5인 이상 앉을 수 있지 않나요"라고 되물었지만, 경북도 지침과 별개로 본사 규정에 따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설명에 결국 나눠 앉아 음식을 먹었다.

같은 매장을 찾은 김모씨도 "동료들과 왔다가 떨어져 앉았다"며 "거리두기 완화를 별로 체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날부터 인구 10만 명 이하 12개 군지역(군위·성주·고령·청도·영양·청송·울릉·의성·봉화·예천·울진·영덕)에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완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1단계 시범 시행에 들어갔다.

거리두기 완화에도 해당 지역 식당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거리두기를 이행했다.

청도에서도 대부분 식당 주인이 4명까지만 함께 앉아달라고 부탁했고 손님들도 이를 따랐다.

4명을 초과해서 식당이나 카페를 찾는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령에 사는 한 30대 직장인은 "거리두기가 완화됐지만, 사람들이 학습되고 또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모두 조심스러워한다"고 지역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상인들 기대감도 예상보다 높지 않았다.

청도역 앞 김밥집 사장은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장사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사람들이 모두 움츠러들었다"며 "코로나19 사태 해결 전까지는 답이 없다"고 푸념했다.

하루 150줄 이상 팔다가 지금은 10줄도 겨우 판다는 그는 직원을 내보내고 오전에만 장사하는데도 현상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

청도에서 50년 넘게 추어탕 집을 운영한 70대 이모씨는 "화딱지가 난다"고 했다.

그는 "아침 장사를 위해 오전 5시에 국을 끓여서 준비했는데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도록 개시도 못 했다"며 "인원 제한을 푸는 것보다 하루빨리 코로나19를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