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계기 못 잡고 혁신 정체…전문가 "과감한 인적 쇄신 등이 대안"
'김종인 잡았어야?'…재보선 압승에도 갈피 못잡는 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당의 진로를 놓고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혁신의 모멘텀을 마련해 신속히 대선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재보선 승리 이후 이렇다 할 변화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아사리판'이라는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당에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제안한 합당 논의를 두고도 지난 16일 의원총회에서 계속 합당을 추진하기로 했으나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아 결론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당이 뚜렷한 구심점 없이 표류하는 사이 당밖의 원심력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상황에는 다양한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 전체를 틀어쥐고 재보선을 승리로 이끈 김 전 위원장 등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제시한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21일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을 잡았어야 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 등이 당을 바꿨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비대위 체제에서 숨죽였던 중진 등 과거 주류가 김 전 위원장이 물러나니 살아나고 있다"며 "쇄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현 상황의 출구로는 부동산·코로나19 대응 등에서 여권이 실책을 저지른 분야에서 선명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방안 등이 꼽힌다.

그러나 당이 일신하는 면모를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물교체, 즉 과감한 인적 쇄신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당 대표 도전을 선언한 초선 그룹이 전당대회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면 당이 스스로 변화의 동력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뉴 페이스'의 전진배치 없이 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한 기존 중진들 위주의 대결 구도는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꼭 대표가 되지 않아도 당원의 선택으로 초선이 최고위원에 당선되고 지도부에 입성하면 그 자체로 당이 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는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치르고 지도부가 구성되고 대선 체제로 돌입하면 자연스럽게 당도 변화할 수 있다는 견해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 대표를 뽑으면 곧바로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고 여야 간 쇄신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그 전에 누가 대표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