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봄날씨' 산·공원·쇼핑몰 인파…거리두기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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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닷새 연속 200명대인데도 일부에서는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 더현대 서울의 지하 식당가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푸드코트에는 자리가 없어 방문객들이 구매한 음식을 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빈자리를 찾느라 분주했다.
테이블마다 가림막이 설치됐지만, 음식을 다 먹고 대화를 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직원들이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돌아다녔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 속수무책이었다.
에스컬레이터 앞에도 "세 칸씩 띄워서 타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지만, 방문객들은 칸마다 탑승했다.
1층에 있던 대부분의 화장품 매장은 테스터 사용을 금지해 방역수칙을 지켰지만 한 향수 매장에선 마스크를 내리고 향수를 뿌리고 향기를 맡아도 제지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은 손님이 줄어 대체로 한산했지만, 시장 구경을 하러 나온 가족 단위 방문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종종 보였다.
특히 액세서리와 의류를 파는 골목에는 방문객이 거의 없었는데, 일부 상인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장사를 했다.
분식을 파는 길거리 가게 앞에만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1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턱스크'를 한 채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 가게 주인은 "개방된 공간이라 (마스크를 내리고 있어도) 괜찮다"며 "손님들도 알아서 간격을 띄우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정오께 서울 노원구 불암산에는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차려입은 등산객으로 가득했다.
공영주차장은 만석이라 차를 끌고 왔다가 되돌아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이른 오전부터 산을 다녀온 등산객 10여명이 모여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어내기도 했다.
대학 동기 4명이 산을 찾았다는 이모(19)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는데 비대면 수업으로 친해지기 어려워 함께 등산하러 왔다"며 "선배들 눈치가 보여 술집에서 술을 마시기보다는 가까운 산에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는 어린 자녀를 데려온 부모들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방문객이 많다 보니 일일이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점검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한 어린이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뛰어 다녔지만 부모들이나 직원들이 제지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주말 방문객이 평일의 2배 이상은 되는 것 같다"며 "오늘 추세라면 하루 방문객이 4만명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원 안 매점 앞에서는 회오리감자나 스무디 등 간식을 먹느라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많았다.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도 코끼리나 호랑이를 보려는 인파가 몰렸지만 거리두기에는 소홀했다.
4세 아들과 이곳을 찾은 신모(38)씨는 "주말에 집에만 있으면 가족에게 미안해서 밖으로 나왔다"며 "가족사진을 찍고 싶은데 코로나 상황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고민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