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가 펄프 소재인 애플 아이폰12의 포장재. 사진제공=애플
93%가 펄프 소재인 애플 아이폰12의 포장재. 사진제공=애플
애플이 탄소 저감 프로젝트에 2억달러를 투자해 1년에 100만t씩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기로 했다. 전세계적인 화두인 '기후 변화 대응'에 선제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국제보존협회, 골드만삭스와 함께 탄소 제거 이니셔티브인 '복원 기금'을 출범시킨다고 16일 밝혔다. 복원 기금은 2억달러 규모로 만들어진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연간 100만t씩 제거하는 게 목표다. 이는 20만대 승용차가 내뿜는 양이다.

복원 기금은 기본적으로 삼림 복원에 쓰인다. 생물다양성을 향상시키는 지속 가능한 목재림에 우선 투자할 계획이다. 탄소 저감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UN 기후변화협약 등에서 개발한 국제 표준을 따른다.

기금 조성은 2030년까지 애플의 밸류체인(가치사슬) 전체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만큼 감축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도 2050년까지 국가 전체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2030년까지 제조 공급망과 제품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75%를 감축할 예정이다. 나머지 25%는 복원 기금을 통해 해결한다.

애플은 2017년 이후 자사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목재 펄프를 100% 책임 있는 협력업체로부터 조달하고 있기도 하다. 애플의 최신 아이폰 12 제품군의 패키지는 93%가 펄프 기반 소재로 만들어진다. 여기에는 최초로 일반 플라스틱 필름을 대체한 디스플레이 보호용 펄프 기반 스크린 커버가 포함된다.

애플은 콜롬비아의 2만 7000 에이커의 맹그로브 숲을 보호하고 복원하기 위해 국제보존협회, 콜롬비아 정부 및 현지 환경보존 단체와 제휴를 맺었다. 프로젝트 주기 동안 1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다.

리사 잭슨 애플 환경, 정책 및 사회적 이니셔티브 담당 부사장은 "복원 기금을 통해 실질적으로 탄소를 저감하고 투자 수익까지 발생시켜 탄소 제거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