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지원단 보내 방역상황 집중 관리, 철저한 방역 위한 조처"
시 "매뉴얼대로 하는 데 무슨 조언, 직원 사기 꺾는 전시행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는 청주시에 충북도의 특별방역대책 지원단 파견을 두고 양 기관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충북도는 방역을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청주시는 '행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별방역지원단 파견…충북도 "행정지원" vs 청주시 "행정간섭"
충북도는 13일 보건정책과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별방역대책 지원단을 청주시에 파견했다.

지원단은 일주일 이상 청주시와 산하 보건소에 상주하며 방역대책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관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시종 지사의 특별지시에 따른 조처다.

이 지사는 전날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청주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니 도 차원에서 특별대책과 지원단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달에 발생한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145명 중 103명(71%)이 청주에서 나온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위중한 만큼 보다 철저한 방역을 위한 조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시 하루 만에 일사천리로 파견된 지원단을 두고 청주시는 탐탁지 않은 기색이 역력하다.

일부에서는 '점령군이 와 업무를 방해한다'는 원색적인 비난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주시 공무원은 "우리가 모르는 행정이 있어 조언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방역은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데 도 지원단이 와서 무엇이 달라지겠느냐"며 "직원들 사기만 꺾는 전시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별방역지원단 파견…충북도 "행정지원" vs 청주시 "행정간섭"
또 다른 청주시 공무원은 "지난달 말부터 청주에서 운동선수단과 어학원, 유흥시설 발 연쇄감염으로 확진자가 급증했으나 방역 강화 후 점차 진정기로 접어들고 있는데 지원단을 파견하는 것은 제대로 분석도 하지 않은 즉흥 행정"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범덕 청주시장 역시 이 지역 코로나19 상황을 엄중하게 본 이 지사와 생각을 달리하는 듯하다.

한 시장은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준2단계 연장 발표를 하면서 "다행스럽게도 3월 말부터 시작된 집단감염이 지난주 목요일을 마지막으로 더 나오지 않고 있다"며 "경찰과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합동점검을 실시하는 등 전 직원이 추가 확산을 막고자 사력을 다했고, 관련 종사자들이 적극 협조해 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니 헌신적인 방역관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