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누구 손잡고 국내 올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임박했다. 국내 통신기업들은 ‘콘텐츠 공룡’ 디즈니와의 제휴를 놓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디즈니는 최근 국내 주요 OTT 서비스와 제휴 관계를 중단했다. 독자 서비스를 출범하기 전에 다른 OTT와 관계를 정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합작해 만든 웨이브는 다음달부터 월정액 영화상품에서 디즈니 주요 콘텐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KT가 운영하는 OTT 시즌은 지난달 디즈니 콘텐츠 무료 서비스를 끝냈다.

디즈니플러스는 연내 국내 서비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업계에선 디즈니플러스가 통신사와 손잡고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TT와 통신사 모두 서로를 통해 이용자를 늘릴 수 있어서다.

국내 통신 3사는 모두 지난해 디즈니플러스에 제휴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선 KT와 LG유플러스 2파전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정기 주주총회 이후 제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디즈니와는 많이 멀어진 것 같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디즈니는 웨이브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고 했다. 디즈니와 협력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KT는 최근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지니를 통해 디즈니플러스와 콘텐츠 제작 단계부터 협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KT와 LG유플러스 모두 넷플릭스와 제휴해 가입자를 늘린 경험이 있다”며 “일단 가장 좋은 조건을 내건 기업이 먼저 디즈니와 한동안 독점 제휴 계약을 하고, 뒤이어 다른 한 곳이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디즈니와의 제휴가 생각보다 결실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OTT가 꾸준히 시청자를 확보하려면 대중성이 높고 편수가 많은 드라마가 있어야 하지만 디즈니플러스는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