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든 초중고 한 달에 2번 채식…환경교육도 접목
'이제 급식으로 환경 지킨다'…채식하는 인천 학교들
지난 8일 채식 급식 배식이 한창인 인천시 서구 도담초등학교에 들어서자 구수한 밥 내음이 풍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반씩 나눠 배식을 받은 학생들의 식판에는 김치볶음밥과 맑은 콩나물국이 차례로 담겼다.

이날 반찬으로는 깐쇼새우, 무생채, 양상추 키위 소스 샐러드 등 3가지가, 간식으로는 메이플 맛 마카롱이 나왔다.

이 학교는 여러 종류의 채식 중에서도 계란·유제품·어류 섭취를 허용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으로 식단을 짜는데 고기 대신 두부·생선류·바지락살 등으로 단백질을 대체하고 있다.

급식에 흔히 나오는 돈가스나 닭강정 등 육류가 전혀 없는 식단이지만 가장 먼저 배식을 받은 1∼2학년 학생들 모두 반찬에 대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이었다.

이경원(40) 도담초 영양교사는 "보통 모든 식단에 고기가 필수로 들어갔는데 채식 급식에서는 육류를 완전히 배제한다"며 "학교급식법에 따른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을 준수하면서 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단백질로 식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급식으로 환경 지킨다'…채식하는 인천 학교들
이 학교는 인천시교육청이 올해 처음 모든 초·중·고교에 채식 급식을 도입하면서 지정한 '채식 급식 선도학교' 6곳 중 하나다.

한 달에 1차례 채식 급식을 하는 다른 학교와 달리 일주일에 1차례로 횟수를 늘리고 환경 관련 교육도 시행한다.

아이들에게 채식 급식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한 기후 위기 대응 방안을 알리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육류의 유통·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이 곡류나 채소류에 비해 훨씬 높아 채식 급식을 늘릴 경우 탄소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학년별로 1년에 10시간씩 환경 교육 시간을 확보해 이 중 일부 시간에 아이들이 채식 레시피를 짜거나 직접 채식 요리를 만들어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희인(36) 도담초 교무부장은 "채식 급식과 더불어 육류를 먹지 않는 것이 환경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는 교육을 할 것"이라며 "시교육청에서 받은 예산 1천250만원 가운데 30%가량은 관련 식자재 구매에, 나머지는 강사 초빙 등 교육 과정 운영비로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급식으로 환경 지킨다'…채식하는 인천 학교들
시교육청은 올해부터 특수학교를 제외한 초·중·고교 513곳에서 한 달에 2차례 채식 급식을 하도록 하는 한편 선도학교 6곳에 예산 7천500만원을 지원한 상태다.

일선 학교뿐 아니라 시교육청과 교육연수원 내 교직원 식당에서도 매주 1차례씩 채식 급식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학생 1명당 소나무 5그루씩 연간 총 155만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9일 "채식 급식 확대로 교육 당국 차원에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한편 학생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