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시장 'LG폰 빈자리' 메운다…보급폰 5종 출격
삼성전자(무선사업부장·사장 노태문)가 애플의 ‘안방’으로 불리는 미국 시장에 보급형 스마트폰 5종을 한꺼번에 출시한다. 북미 시장에서 빠지게 된 LG전자의 공백을 적극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 5세대(5G) 이동통신 전용 ‘갤럭시A32·42·52’와 4G LTE 전용 ‘갤럭시A02s·A12’를 공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전용 모델과 자급제(단말기만 별도로 파는 제품) 모델로 구성됐다. 삼성은 갤럭시42 5G를 시작으로 모델별로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하는 LG전자가 그간 가장 공을 들였던 시장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점유율 1.8% 수준으로 부진했던 LG전자는 북미와 한국 시장만큼은 3위권을 유지하며 선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북미시장에서 애플(60.0%), 삼성전자(22.1%)에 이어 3위(9.0%)를 차지했다. 주로 저가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온 LG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판매실적의 70%가량을 이곳에서 올렸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가장 신경 쓰는 브랜드다. 애플과 샤오미 등 경쟁 브랜드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맞물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스마트폰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갤럭시A 시리즈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삼성은 올해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삼성전자는 기존 가격대를 유지하되, 프리미엄폰급 성능을 탑재하는 식으로 갤럭시A 시리즈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70~80%를 차지한다. 미국 시장 출격을 앞둔 5G 제품 3종 역시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등 주요 사양에서 전작 대비 진일보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 중 갤럭시A52 5G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전략) 라인업인 갤럭시S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갤럭시A52는 사진 촬영 시 손의 떨림을 보정 및 수정해 주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과 6400만 화소의 쿼드(4개) 카메라 등 뛰어난 카메라를 갖춘 게 특징이다. 화면 구동을 매끄럽게 해주는 120헤르츠(Hz) 주사율, 스테레오 스피커 등 준수한 스펙을 두루 갖추고 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