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의 급성장은 세계 금융시장의 공통된 현상이다. 일본에서는 ETF가 중앙은행의 증시 부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고, 액티브 펀드가 대세인 중국 시장에서도 점차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ETF시장의 순자산가치(AUM)는 5450억달러(약 615조원)로 집계됐다. 2019년 말(4000억달러)에 비해 36.25% 증가했다. 일본 ETF 시장 규모는 50조원대인 한국 시장의 10배에 달한다. 다만 상장종목 수는 국내 473개, 일본 201개로 한국에 상장된 ETF가 일본의 두 배가 넘는다.

이는 일본 ETF 시장이 주로 중앙은행의 매수세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가운데 최초로 ETF를 직접 매수하기 시작했다. 대상은 일본 증시의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 기반 ETF다. 지난해 3월 글로벌 증시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폭락하자 일본은행은 매달 1조엔 이상의 ETF를 사들였다. 일본은행이 보유한 ETF는 총 4300억달러어치로, 전체 시장의 약 80%에 달한다.

중국 ETF 시장도 성장세가 빠르다. 2019년에는 순자산이 연간 49.7%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30%대 성장을 이어갔다. 작년 말 기준 순자산은 1770억달러(약 199조원)다. 한국에 비해서도 작지만, 증시 규모(5경1911조원)에 비하면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