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세안 외교장관 잇단 방중…'미국 견제·일대일로 협력' 양제츠, 캄보디아·라오스·쿠웨이트 대사 만나 지지 요청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동 순방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 본토에서 '내정 불간섭 원칙'을 천명하며 미국 견제를 위한 우군 확보전에 나섰다.
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푸젠(福建)성 난핑(南平)에서 비비안 발라크뤼시난 싱가포르 외교장관을 만나 양국 간 교류 및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협력을 언급하면서 "백신 민족주의를 함께 반대해 '백신 격차'를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협력 확대를 제의하면서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한 역내 협력 체제를 확고히 지지하며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사태와 관련해 "미얀마는 아세안 대가족의 중요한 일원"이라면서 "중국은 아세안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함을 지지한다"라고도 말했다.
발라크뤼시난 장관은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싱가포르의 참여를 언급하면서 "이를 통해 보호주의 배격과 무역 자유화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오만을 방문해 신장(新疆)과 홍콩 인권 문제 등을 내세운 미국 등 서구의 대중국 제재를 비난하며 중동 지지를 얻는 데 주력했다.
왕이 부장은 싱가포르를 포함해 오는 2일까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국가 외무장관도 푸젠성에 만나 대미 견제를 가속할 방침이다.
3일에는 푸젠성 샤먼에서 한국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지 2주 남짓 만에 중국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왕이 부장의 외교전이 지역의 난제와 외부 압박을 극복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신장 인권탄압을 문제 삼으며 중국에 제재를 가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과 달리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에 우호적이며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쉬리핑(許利平) 중국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센터 소장은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서로의 내정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고 이들이 신장에 대해 알고 싶다면 중국은 투명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것은 잘못된 정보와 근거 없는 비방이 아니라 상호 존중에 바탕을 둔 외교정책"이라고 말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중국과 아세안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관계를 발전시켰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반면 미국의 외교정책은 공동 위협을 찾아내 동맹이 상대를 압박하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제츠(楊潔篪)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도 전날 베이징에서 주중 캄보디아, 라오스, 쿠웨이트 대사와 만나 중국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제츠 정치국원은 이들 국가 대사에 일대일로 협력과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양 정치국원은 이들 대사에게 "중국은 다자간 협력을 강화해 국제 공평과 정의,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함께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들 대사는 홍콩 문제가 중국 내정으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지지한다면서 중국의 홍콩 정책이 정당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그동안 중국 고위급 외교 담당 관리들이 미중 회담을 포함해 중동 순방까지 해외에서 신장과 홍콩 문제에 대한 선전전을 벌였다면 이제부터는 안방에서 미국의 동맹을 포함한 인접국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강도와 살인 등 강력 범죄가 급증한 페루에 한 달간 비상사태가 선포됐다.AFP통신의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현지 정부 당국의 이번 조치는 인기 가수 폴 플로레스가 리마 외곽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밴드 동료들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살인 청부업자에 의해 사망한 이후 취해졌다. 수도 리마와 인근 항구 칼라오 일대가 대상 지역이다.구스타보 아드리아 젠 페루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리마 지방과 헌법상 카야오 지방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적었다.현재 페루에서는 살인 등 강력 범죄가 심각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AFP는 베네수엘라의 '트렌 데아라과'와 같은 범죄 조직이 남미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원인에 대해 분석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1월 이후 400건 이상의 살인 사건이 보고됐다고 보도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러 미국에 올 것이란 얘기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 이사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시 주석)가 올 것”이라며 미국 방문 시점에 대해선 “그리 머지 않은 미래”라고 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워싱턴DC에 올 것이라고 보도했다.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모두 6월 중순에 생일을 맞이한다면서 이들이 이 무렵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일종의 ‘생일 정상회담’을 여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은 1946년 6월14일, 시 주석의 생일은 1953년 6월15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양측이 회담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러라고 리조트보다 워싱턴이나 베이징 같은 보다 격식 있는 장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과 중국은 현재 관세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미국은 지난달 4일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와 석탄, 원유 등에 대해 10~15%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이달 4일 중국산 제품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더 부과했다. 이로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기존 관세에 20%가 추가로 붙게 됐다. 중국도 지지 않고 이달 10일부터 미국산 농산물에 추가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에 400억유로(약 63조원)가량의 군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발을 빼는 가운데 EU가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다.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 후 이 같은 방안을 발표했다. EU는 중립국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 훈련과 장비 지원 등 비살상 지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다만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가 반대하고 있어 지원 프로그램은 각국의 ‘자발적 참여’ 형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지원 규모와 각국의 기여도, 기존 정책과의 통합 문제 등은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 EU는 20일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미국은 러시아와의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이다. 통화에선 ‘30일 휴전안’과 영토, 발전소, 자산 분할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을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협상 과정에서 온갖 요구 사항을 제시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실제로 평화를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 협상에 유럽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러시아가 협상에 나오지 않아 협상 테이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이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