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낮의 해변에서 혼자

▲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 시력(詩歷) 반세기에 다가가는 이상국 시인의 신작 시집.
'달은 아직 그 달이다'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여덟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위험하고 불완전하며 부조리한 세상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불교적 사유와 전통적 서정을 바탕으로 우리 삶을 근원적으로 성찰한다.

'진포(津浦) 가에 내리는 눈은 버려진 그물 위에 내리고/ 횟집 간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어판장 핏물 위에 쌓이고/ 북어 대가리에도 쌓이고/ 보망(補網)하는 어부들 어깨에도 쌓인다.

//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폐선에 모여/ 죽은 불가사리들의 꿈을 덮어준다.

// 진포 가에 내리는 눈은/ 종일 파도다방 창가에서 누굴 기다리기도 하고/ 민박집 굴뚝에 올라가 몸을 녹이기도 한다.

'(시 '겨울 아야진' 전문)
1946년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난 이상국은 1976년 '심상'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동해별곡',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동시집 '땅콩은 방이 두 개다'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재삼문학상 등을 받았다.

창비. 124쪽. 9천원.
[신간]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 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 소설가 해이수가 등단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쓴 에세이다.

문학을 통해 배운 것과 깨달은 것들을 고백하고 문학을 매개로 만난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바다에 관한 상념, 작가 생활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자신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들 등에 대한 수필 29편이 천천히 펼쳐진다.

해이수는 2000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장편소설 '눈의 경전', '탑의 시간' 등이 있다.

심훈문학상, 한무숙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받았다.

뮤진트리. 220쪽. 1만4천원.
[신간]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 낮의 해변에서 혼자 = '눈이 녹으면 사람들은/ 다시 눈을 기다린단다 인생은/ 그뿐'(시 '그뿐' 일부)
'너와 나는 알았다/ 우리가 얼음 호수 밑을/ 사랑이 자꾸만 발목을 잡아당겨서/오랜 시간 떠내려가고 있다는'(시 '사랑의 손발이 차가운 데는' 일부)
2009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김현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실존, 욕망, 부재, 고독 등 삶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주제와 감정을 따뜻하고 솔직한 시어로 노래한다.

김현은 등단 이후 시집 '글로리홀', '호시절', 산문집 '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어른이라는 뜻밖의 일' 등을 썼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대문학. 124쪽. 9천원
[신간] 저물어도 돌아갈 줄 모르는 사람
/연합뉴스